본문으로 이동
메뉴 여닫기
환경 설정 메뉴 여닫기
개인 메뉴 여닫기
로그인하지 않음
지금 편집한다면 당신의 IP 주소가 공개될 수 있습니다.

망매해갈(望梅解渴)은 매실을 떠올리기만 해도 입에 침이 돌아 목마름이 풀린다는 뜻으로, 매실 맛이 몹시 신 것을 이르거나, 실제로 얻지 못하는 것을 상상하며 마음의 위안을 삼는 것을 비유하는 한자성어이다.[1] 중국 삼국시대 조조(曹操)가 목마른 군사들에게 앞에 매실 숲이 있다고 말해 갈증을 잊게 했다는 이야기에서 나왔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뜻을 둘로 나눈다. 하나는 매실이 그만큼 시다는 글자 그대로의 뜻이고, 다른 하나는 공상으로 스스로를 달랜다는 비유의 뜻이다.[1] 오늘날 글에서는 주로 뒤의 뜻으로, 갖지 못한 것을 사진이나 소식으로만 즐기며 아쉬움을 달래는 처지를 가리킬 때 쓴다. 남을 그럴듯한 말로 달래어 당장의 고비를 넘기게 하는 꾀를 가리킬 때도 이 고사를 끌어온다.

중국어에서는 ‘망매지갈(望梅止渴)’이 표준 형태이며, 대만 교육부 《성어전》도 이 형태를 표제어로 삼고 “공상으로 스스로를 위안함”을 뜻한다고 풀이한다.[2] 한국의 사전은 ‘망매해갈’을 올렸고, 조선 문인들의 글에는 ‘望梅止渴’이 쓰였다(아래 ‘한국 문헌의 용례’). ‘解渴’은 《세설신어》 원문의 “可以解渴(목마름을 풀 수 있다)”에서 온 글자이고, 중국에서도 청나라 때 책에 ‘望梅解渴’이라는 형태가 보인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望 망 바라보다, 바라다 멀리 바라보다, 떠올리다
梅 매 매화나무, 매실 매실
解 해 풀다 풀다, 가시게 하다
渴 갈 목마르다 목마름

《세설신어》의 원문

편집 원본 편집

남조 송나라 유의경(劉義慶)이 엮은 《세설신어(世說新語)》 〈가휼(假譎)〉에 실린 이야기이다. 〈가휼〉은 ‘거짓과 속임수’에 관한 일화를 모은 편이다.[2]

魏武行役,失汲道,軍皆渴,乃令曰:「前有大梅林,饒子,甘酸,可以解渴。」士卒聞之,口皆出水,乘此得及前源。

위 무제(조조)가 행군하다가 물 길을 잃어 군사들이 모두 목말라했다. 그러자 조조가 “앞에 큰 매실 숲이 있는데 열매가 많고 달고 시어서 목마름을 풀 수 있다”고 명을 내렸다. 군사들은 이 말을 듣고 입에 침이 고였고, 그 기세를 타서 앞쪽의 물이 있는 곳까지 갈 수 있었다.[3]

원문은 군사들이 침으로 갈증을 해결했다고 하지 않는다. 매실 이야기로 군사들을 버티게 해서 결국 진짜 물이 있는 곳에 닿았다는 것이 이야기의 끝이다. 또 원문에는 어느 싸움 때의 일인지, 매실 숲이 정말 없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삼국지연의》의 각색

편집 원본 편집

널리 알려진 줄거리에서 이 일이 장수(張繡)를 치러 가던 길의 일이고, 조조가 채찍으로 아무것도 없는 곳을 가리켰다는 대목은 명나라 소설 《삼국지연의》 제21회에서 왔다. 조조가 유비(劉備)를 불러 매실과 데운 술을 차려 놓고 영웅을 논하는 이른바 ‘청매자주(靑梅煮酒)’ 장면에서, 조조는 가지 끝의 푸른 매실을 보고 지난해 일을 이렇게 회고한다.[4]

適見枝頭梅子青青,忽感去年征張繡時,道上缺水,將士皆渴。吾心生一計,以鞭虛指曰:『前面有梅林。』軍士聞之,口皆生唾,由是不渴。

“방금 가지 끝에 매실이 파랗게 달린 것을 보니 문득 지난해 장수를 칠 때 일이 생각났소. 길에 물이 없어 장졸이 모두 목말라했는데, 내가 꾀를 내어 채찍으로 허공을 가리키며 ‘앞에 매실 숲이 있다’고 했더니, 군사들이 듣고 모두 침이 돌아 목마르지 않게 되었소.” 소설은 ‘虛指(헛되이 가리키다)’라는 말로 매실 숲이 없었음을 분명히 하고, 결말도 “목마르지 않게 되었다”로 바꾸었다.

네 글자 형태

편집 원본 편집

네 글자 ‘望梅止渴’은 북송 심괄(沈括)의 《몽계필담(夢溪筆談)》 권23 〈기학(譏謔)〉에 보인다(여담 참고).[5] 《성어전》은 이 밖에 《수호전》 제51회, 《초각박안경기》 권15, 탕현조의 《환혼기(모란정)》 등을 서증으로 들며, 이런 글에서는 흔히 ‘그림의 떡으로 배를 채운다’는 뜻의 화병충기(畫餅充飢)와 짝을 지어 쓴다.[2] ‘望梅解渴’ 형태는 청나라 적호(翟灝)의 《통속편(通俗編)》에 표제로 올라 있으며, 《세설신어》 이야기를 인용한 뒤 “지금은 헛되이 바라기만 하고 실제로 얻지 못하는 것에 비유한다(今以為虛望不實得之比語)”고 풀이했다.[6]

한국 문헌의 용례

편집 원본 편집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望梅止渴’과 ‘望梅解渴’ 모두 보이지 않는다. 한국고전종합DB의 문집 원문에서는 ‘望梅止渴’이 18세기 이후의 글에 보인다.

  • 박제가(朴齊家)는 시 〈과천동각소연(果川東閣小宴)〉에서 “달을 들이켜듯 잔을 기울이니 그림의 떡이 아니요, 매실을 바라보며 목마름을 그치니 용 이야기보다 낫다(吸月傾桮非畫餠。望梅止渴勝談龍)”라고 읊었다.[7]
  • 심상규(沈象奎)는 춘천에 있는 벗에게 보낸 편지에서, 산골의 눈 속 죽순과 버섯을 떠올리며 “산 밖에 이렇게 매실을 바라보며 목마름을 달래는 사람이 있는 줄 아시는지(不識仙伯亦知山外有此望梅止渴之人否)”라고 썼다.[8]
  • 해외 출장 일정이 취소되어 현지 사진만 보며 망매해갈하고 있다.
  • 예산이 확정되지 않은 장비 도입 계획을 슬라이드로만 보여 주는 것은 망매해갈일 뿐, 당장의 장애 대응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 다음 달 성과급 이야기로 망매해갈하게 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계속 통할 리 없다.
  • 《몽계필담》에 따르면 오(吳) 지방 사람들은 매실을 ‘조공(曹公)’이라 불렀는데, 조조가 매실을 바라보며 목마름을 그친 일이 있기 때문이라 한다. 같은 식으로 거위는 거위를 좋아한 왕희지(王羲之)의 벼슬 이름을 따서 ‘우군(右軍)’이라 불렀다. 어떤 선비는 식초에 절인 매실과 데친 거위를 보내며 편지에 “식초에 담근 조공 한 독, 끓는 물에 데친 우군 두 마리를 보낸다”고 써서 웃음을 샀다.[5]

유의어와 관련 표현

편집 원본 편집
  • 망매지갈(望梅止渴): 망매해갈과 같은 말. 중국어의 표준 형태.[2]
  • 화중지병(畫中之餠): 그림의 떡. 중국어로는 화병충기(畫餅充飢)라 하며 망매지갈과 짝지어 쓴다.
  • 망매소갈(望梅消渴)·지갈사매(止渴思梅): 《성어전》이 드는 같은 뜻의 변이형.[2]
  1. ↑ 1.0 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망매해갈”,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A7%9D%EB%A7%A4%ED%95%B4%EA%B0%88, 확인날짜=2026-10-03.
  2. ↑ 2.0 2.1 2.2 2.3 2.4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望梅止渴”,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26, 확인날짜=2026-10-03.
  3. ↑ 유의경(劉義慶), 《세설신어(世說新語)》 〈가휼(假譎)〉.
  4. ↑ 나관중,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제21회.
  5. ↑ 5.0 5.1 심괄(沈括), 《몽계필담(夢溪筆談)》 권23 〈기학(譏謔)〉.
  6. ↑ 적호(翟灝), 《통속편(通俗編)》 권30.
  7. ↑ 박제가(朴齊家), 〈과천동각소연(果川東閣小宴)〉, 《정유각집(貞㽔閣集)》,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583A_0060_010_1120, 확인날짜=2026-10-03.
  8. ↑ 심상규(沈象奎), 〈기춘주이명부경박(寄春州李明府景博)〉, 《두실존고(斗室存稿)》,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602A_0020_010_0740, 확인날짜=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