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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지교(水魚之交)는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는 물고기와 물의 관계라는 뜻으로, 아주 친밀하여 떨어질 수 없는 사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표준국어대사전은 ‘수어(水魚)’, ‘수어지친(水魚之親)’, ‘어수지교(魚水之交)’, ‘어수친(魚水親)’을 같은 말로 싣는다.[1]

원래는 임금과 신하, 곧 유비(劉備)와 제갈량(諸葛亮) 사이처럼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아끼는 관계를 가리켰다. 오늘날에는 뜻이 넓어져 서로 없어서는 안 될 친구나 동업자, 협력 관계를 두루 이른다. 관포지교, 문경지교, 금란지교처럼 두터운 사귐을 뜻하는 성어와 함께 거론되곤 하지만, 출발점이 군신 관계라는 점이 다르다.

‘水魚之交’라는 네 글자 형태는 중국 고전 문헌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중국어에서는 같은 고사를 두고 ‘여어득수(如魚得水)’, ‘어수상득(魚水相得)’ 같은 말을 쓴다.[2] 일본어에서는 ‘물고기와 물의 사귐(水魚の交わり)’이라고 하며, 《일본국어대사전》은 1755년의 담의본(談義本) 《지옥락일기(地獄楽日記)》를 첫 용례로 든다.[3]

《삼국지》 〈제갈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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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陳壽)의 《삼국지》 〈촉서·제갈량전〉에 나온다. 서서(徐庶)의 천거로 유비가 세 번 찾아간 끝에 제갈량을 만나 천하삼분의 계책을 들은 뒤의 일이다.[4]

於是與亮情好日密。關羽、張飛等不悅,先主解之曰:「孤之有孔明,猶魚之有水也。願諸君勿復言。」羽、飛乃止。

[4]

“이에 제갈량과의 정이 날로 깊어졌다. 관우와 장비 등이 언짢아하자 선주(유비)가 그들을 달래어 말했다. ‘내게 공명이 있는 것은 물고기에게 물이 있는 것과 같다. 그대들은 다시는 말하지 말기 바란다.’ 관우와 장비는 그제야 그쳤다.” 유비는 제갈량을 물에, 자신을 물고기에 견주었다. 곧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쪽은 임금인 유비 자신이라는 말이다.[3]

동진(東晉)의 상거(常璩)가 지은 《화양국지(華陽國志)》 〈유선주지(劉先主志)〉에는 같은 대목이 “스스로 물고기가 물을 얻은 것과 같다고 여겼다(自以為猶魚得水也)”로 적혀 있다.[2]

《삼국지연의》의 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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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중의 《삼국지연의》 제39회는 이 장면을 조금 바꾸었다. 유비가 제갈량을 스승의 예로 대하자(以師禮待之) 관우와 장비가 “공명은 나이가 어린데 무슨 재주와 학문이 있겠습니까. 형님의 대우가 지나칩니다”라며 불만을 드러냈고, 유비는 “내가 공명을 얻은 것은 물고기가 물을 얻은 것과 같다(吾得孔明,猶魚之得水也). 두 아우는 다시 여러 말 하지 말라”고 했다. 얼마 뒤 조조의 장수 하후돈이 쳐들어오자 장비는 “형님은 어찌하여 ‘물’을 보내지 않소?”라고 비꼬았지만, 제갈량은 박망파(博望坡)에서 하후돈을 크게 깨뜨려 두 사람의 마음을 돌렸다.[5]

한국 문헌의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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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문헌에서는 ‘魚水’, ‘魚水之懽’, ‘魚水之交孚’처럼 ‘물고기’를 앞에 두는 형태가 주로 쓰였고, 임금과 신하가 뜻이 잘 맞는 관계를 가리켰다.

  • 세종 17년(1435) 윤회(尹淮) 등은 교정 일을 맡은 문신들에게 세종이 잔치를 베풀어 준 데 감사하는 전문(箋文)에서, 임금의 은혜로 “물고기와 물의 즐거움을 흡족히 이루었다(洽成魚水之懽)”고 했다.[6]
  • 1584년 이이(李珥)가 세상을 떠나자 윤근수(尹根壽)는 애사(哀詞)에서 “성상께서 그를 기꺼워하심이 어찌 물고기와 물의 사귐으로 여기신 것이 아니겠는가(聖上之歡然,不以爲魚水之交孚也耶)”라며 선조와 이이의 관계를 물고기와 물에 견주었다.[7]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水 수 물 물
魚 어 물고기 물고기
之 지 ~의 앞말이 뒷말을 꾸미게 함
交 교 사귀다 사귐, 관계
  • 창업 초기부터 기술을 맡은 공동 창업자와 대표는 수어지교라 불릴 만큼 서로를 믿었다.
  • 운영팀과 보안팀이 수어지교처럼 움직여야 장애와 침해에 함께 대응할 수 있다.
  • 제갈량 자신은 반대로 신하를 물고기에 견준 말을 남겼다고 전한다. 송나라 때 엮은 《태평어람(太平御覽)》 권273에 인용된 제갈량의 《병요(兵要)》에는 “사람에게 충성이 있는 것은 물고기에게 못이 있는 것과 같다. 물고기가 물을 잃으면 죽고, 사람이 충성을 잃으면 흉하다(人之忠也,猶魚之有淵。魚失水則死,人失忠則凶)”는 구절이 있다.[8]
  • 《일본서기》 권27에는 덴지 천황 3년(664) 10월에 고구려의 대신 개금(蓋金, 연개소문)이 죽으면서 아들들에게 “너희 형제는 물고기와 물처럼 화목하여 작위를 다투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이웃 나라의 웃음거리가 될 것(汝等兄弟,和如魚水,勿爭爵位。若不如是,必為鄰咲)”이라고 유언했다는 기록이 있다.[9] 그 뒤 아들들의 권력 다툼 속에 고구려는 668년 멸망했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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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수지교(魚水之交), 수어지친(水魚之親), 어수친(魚水親), 수어(水魚): 같은 뜻이다.[1]
  • 여어득수(如魚得水): 물고기가 물을 얻은 듯함. 뜻이 맞는 사람이나 알맞은 환경을 얻음.[2]
  • 관포지교(管鮑之交): 관중과 포숙아의 사귐. 매우 친한 친구 사이.
  • 문경지교(刎頸之交): 목을 베어 줄 수 있을 만큼 생사를 같이하는 벗.
  • 금란지교(金蘭之交): 쇠보다 굳고 난초보다 향기로운 사귐.
  • 삼고초려(三顧草廬): 유비가 제갈량을 세 번 찾아간 일. 수어지교의 앞 이야기이다.
  1. ↑ 1.0 1.1 1.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수어지교”,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88%98%EC%96%B4%EC%A7%80%EA%B5%90, 확인날짜=2026-09-26.
  2. ↑ 2.0 2.1 2.2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如魚得水”,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87, 확인날짜=2026-09-26.
  3. ↑ 3.0 3.1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고사성어를 아는 사전(故事成語を知る辞典)》, “水魚の交わり”,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B0%B4%E9%AD%9A%E3%81%AE%E4%BA%A4%E3%82%8F%E3%82%8A, 확인날짜=2026-09-26.
  4. ↑ 4.0 4.1 진수, 《삼국지(三國志)》 권35 〈촉서(蜀書)·제갈량전(諸葛亮傳)〉.
  5. ↑ 나관중,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제39회.
  6.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 68권, 세종 17년 6월 8일 무신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da_11706008_001, 확인날짜=2026-09-26.
  7.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윤근수, 〈애사(哀詞)〉, 《율곡전서(栗谷全書)》 권37 부록,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201A_0380_010_0250, 확인날짜=2026-09-26.
  8. ↑ 《태평어람(太平御覽)》 권273 〈병부(兵部)〉, 제갈량 《병요(兵要)》 인용.
  9. ↑ 《일본서기(日本書紀)》 권27 〈덴지 천황(天智天皇)〉 3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