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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shittification; 엔시티피케이션
온라인 플랫폼이 처음엔 이용자에게 잘해 주다가 점점 이용자와 거래 상대를 쥐어짜며 품질이 떨어지는 현상

엔시티피케이션(enshittification)은 온라인 플랫폼이 처음에는 이용자에게 좋은 서비스를 주다가, 이용자가 묶이고 나면 광고주·판매자 같은 사업자 고객 쪽으로 가치를 옮기고, 마지막에는 그 사업자들까지 쥐어짜 모든 가치를 플랫폼 자신과 주주에게 돌리면서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캐나다 출신 작가이자 디지털 권리 운동가 코리 닥터로(Cory Doctorow)가 2022년 말부터 쓰며 퍼뜨린 말이다.

영어 비속어 shit(똥)에 '~으로 만들다'라는 en-과 '~화'를 뜻하는 -ification을 붙인 말로, 직역하면 '똥이 되어 감', '똥망화' 정도다. 점잖게 '플랫폼 부패'(platform decay), '점진적 열화'라고 옮기기도 한다. 미국방언학회(ADS)의 2023년 올해의 단어, 호주 맥쿼리 사전의 2024년 올해의 단어로 뽑혔다.

  • 닥터로는 2022년 11월 자기 블로그 '플루럴리스틱'(Pluralistic)에서 아마존을 예로 들어 이 말을 쓰기 시작했다. 같은 달 글에서 그는 아마존에서 '고양이 침대'를 검색하면 첫 화면이 온통 광고라고 지적했다.[1]
  • 2023년 1월에는 틱톡을 다룬 글에서 개념을 정리했다. 이 글은 와이어드(Wired)에도 실려 널리 알려졌다.[2][3] 그는 이렇게 썼다. "플랫폼은 이렇게 죽는다. 처음에는 이용자에게 잘해 준다. 다음에는 사업자 고객을 위해 이용자를 학대한다. 마지막에는 사업자 고객까지 학대해 모든 가치를 자기 몫으로 거둬들인다. 그러고 나서 죽는다."[2]
  • 닥터로는 이것이 플랫폼이 가치 배분 방식을 쉽게 바꿀 수 있다는 점과,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 서서 서로를 인질로 잡는 양면 시장(two-sided market)의 성격이 합쳐져 생기는 결과라고 설명했다.[2]
  • 2025년 10월에는 이 개념을 책으로 펴냈다(『Enshittification: Why Everything Suddenly Got Worse and What to Do About It』).[4] 한국어판 『엔시티피케이션』은 2026년 7월 흐름출판에서 박희원 번역으로 나왔다(456쪽).[5]
  • 옥스퍼드 영어 사전(OED)에도 표제어로 올라 있다.[6]
기관 선정 정의·비고
미국방언학회 2023년 올해의 단어 (2024년 1월 투표) 언어학자 벤 지머(Ben Zimmer)는 "온라인 생활이 점점 망가져 온 과정을 슬프게도 잘 드러내는 말"이라고 평했다.[7]
맥쿼리 사전 2024년 올해의 단어 (2024-11-26 발표) "이윤 추구의 결과로, 특히 온라인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이 떨어져 서비스가 나빠지는 것". 위원회 선정과 대중 투표에서 모두 1위였고, 2006년 시상을 시작한 뒤 둘이 일치한 세 번째 사례였다. 대중 투표 2위는 brainrot(브레인 롯)이었다.[8]

닥터로가 설명한 세 단계는 다음과 같다.[2]

단계 플랫폼의 행동 예
1. 이용자에게 잘해 줌 손해를 보더라도 싸고 편한 서비스로 이용자를 모은다. 이용자가 많아지면 친구·구매 기록·콘텐츠가 묶여 떠나기 어려워진다(잠금 효과). 원가 이하 상품과 무료 배송, 광고 없는 피드
2. 사업자 고객에게 잘해 줌 묶인 이용자를 미끼로 판매자·광고주·언론사·크리에이터를 끌어들인다. 이를 위해 이용자 경험을 조금씩 희생한다. 판매자에게 노출 기회, 언론사에 트래픽, 크리에이터에게 조회수 몰아주기
3. 모두를 쥐어짬 사업자들도 묶이면 수수료를 올리고 광고를 늘리고, 돈을 내야만 도달하게 만든다. 가치는 플랫폼과 주주에게 간다. 판매 수수료 인상, 유료 노출 상품, 구독료 인상
  • 트위들링(twiddling): 닥터로는 플랫폼이 가격·수수료·노출 순위·알고리즘 같은 변수를 끊임없이 조금씩 바꿔 이윤을 짜내는 행위를 '트위들링'이라 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지털 서비스는 이런 조정을 비용 없이 즉시, 이용자마다 다르게 할 수 있어 엔시티피케이션이 쉬워진다.
  • 틱톡의 '히팅'(heating): 닥터로는 틱톡 직원이 특정 계정의 영상을 수동으로 밀어 올려 추천 피드에 노출하는 도구가 있다는 포브스 보도를 들어, 플랫폼이 원하는 크리에이터와 브랜드를 끌어들이는 미끼로 쓴다고 설명했다.[2]
  • 독점과 잠금: 네트워크 효과와 높은 전환 비용 때문에 이용자와 사업자가 대안이 있어도 떠나지 못하면, 플랫폼은 품질을 지킬 유인이 사라진다. 이런 중개 플랫폼은 이용자에게는 독점, 판매자에게는 수요 독점(monopsony)처럼 행동할 수 있다.

닥터로와 언론이 엔시티피케이션의 예로 든 서비스들이다.

  • 아마존: 닥터로에 따르면 아마존은 원가 이하 판매와 프라임 무료 배송으로 이용자를 모은 뒤 판매자를 끌어들였고, 이후 각종 수수료로 판매가의 45% 이상을 가져가게 되었다. 검색 결과 상위는 판매자들이 돈을 내고 사는 광고 자리로 채워졌다.[1][2]
  • 페이스북: 친구가 다 있어 떠나기 어려워진 뒤 언론사 게시물을 피드에 넣어 언론사를 페이스북 트래픽에 의존하게 만들었고, 이후 구독자에게 도달하려면 돈을 내고 게시물을 '부스트'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 닥터로의 설명이다.[2]
  • 구글 검색: 닥터로는 관련성 높은 결과와 적은 광고로 시장을 장악한 구글 검색이 이후 광고와 검색 엔진 최적화 스팸에 밀려 품질이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 서평에 따르면 그는 책에서 구글이 질의당 광고 노출을 늘리려고 검색 품질을 일부러 떨어뜨렸다고 주장한다.[5]
  • 어도비: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 구독제로 바꾸고 특정 색상 사용에까지 라이선스 비용을 물렸다는 점이 책에서 사례로 다뤄졌다.[5]
  • 애플 앱 스토어: 아이폰 이용자에게 닿으려면 앱 스토어를 거칠 수밖에 없어 애플이 최대 30%의 수수료를 매길 수 있다는 점도 닥터로가 자주 드는 예로 알려져 있다. 국내 인앱 결제 강제 논란과 맞닿는 부분이다.
  • 그 밖에 언론과 개발자 사회에서 자주 거론되는 예로는 2023년 레딧의 API 유료화와 그에 따른 외부 앱 폐쇄·운영자 블랙아웃 시위, 2022년 일론 머스크 인수 뒤 트위터(현 X)의 API 폐쇄·유료 인증·비로그인 열람 제한, 2023년 유니티의 런타임 요금제 소급 적용 시도와 철회가 있다.

닥터로는 엔시티피케이션을 막는 원칙으로 둘을 제시했다.[9]

  • 종단 간 원칙(end-to-end principle): 플랫폼은 원하는 발신자와 원하는 수신자를 확실히 이어 주기만 해야 한다. 구독한 사람의 글은 다 보여 주고, 검색어와 정확히 맞는 결과를 광고보다 먼저 보여 주고, 신뢰한 발신자의 메일을 스팸함에 넣지 않는 식이다. 통신망에 요구하는 망 중립성과 닮은 생각이다.
  • 떠날 권리(right of exit): 이용자가 큰 대가 없이 다른 서비스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 마스토돈(ActivityPub)처럼 계정과 팔로워를 옮길 수 있는 상호 운용성, 팔로워 목록 내보내기 같은 데이터 이동, DRM으로 묶인 전자책·음원을 다른 플랫폼에서도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여기에 든다. 국내의 마이데이터(개인정보 이동권) 논의와도 겹친다.
  • 닥터로는 이런 원칙이 따르는지 시험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작은 회사에도 부담이 적어 규제로 적용하기 좋다고 주장했다.[9] 한국어판 서평에 따르면 책에서는 플랫폼을 착하게 만들기보다 덜 중요하게 만드는 쪽, 예를 들어 소셜 미디어 기업이 이용자의 관계망 데이터를 내주게 해 잠금을 풀어야 한다고 제안한다.[5]

비슷한 개념과 비교

편집 원본 편집
개념 핵심 엔시티피케이션과의 관계
계획적 진부화 제품 수명을 일부러 짧게 해 재구매를 유도 하드웨어 중심. 엔시티피케이션은 서비스 품질 저하와 가치 배분에 초점
다크 패턴 이용자를 속이거나 불리한 선택으로 이끄는 화면 설계 엔시티피케이션 2~3단계에서 자주 쓰이는 수단
감시 자본주의 이용자 행동 데이터를 모아 예측·조작해 수익을 냄 데이터 수집이 사업자 고객에게 가치를 넘기는 통로가 됨
죽은 인터넷 이론 인터넷이 봇과 자동 생성물로 채워졌다는 주장 엔시티피케이션과 AI 슬롭이 겹친 상태로 함께 거론됨
  • 노동: 2025년 영국 산업관계 저널(British Journal of Industrial Relations)에 실린 논문은 엔시티피케이션 틀로 차량 호출·배달 같은 긱 이코노미 플랫폼이 시간이 지나며 노동자의 조건을 악화시키는 과정을 분석했다(플랫폼 노동 참고).[10]
  • 디지털 문화 연구: 세이지(SAGE)의 유럽 문화연구 저널(European Journal of Cultural Studies)은 2026년 '브레인롯, AI 슬롭, 그리고 인터넷의 엔시티피케이션'을 주제로 특집을 꾸렸다. 서론을 쓴 티나 켄들(Tina Kendall)과 예르네이 마르켈(Jernej Markelj)은 이 세 말이 생성형 AI 아래 디지털 문화가 망가진다는 널리 퍼진 불안을 결정화한다고 보고, 스팸·정크·바이럴 콘텐츠 같은 이전 어휘와 나란히 읽으며 '콘텐츠'가 소통 가치와 떨어져 대규모로 주의와 감정을 조절하는 수단이 된 플랫폼 자본주의의 새 국면을 가리킨다고 주장했다.[11]

한국에서의 쓰임

편집 원본 편집
  • 표기: '엔시티피케이션'이 표준처럼 굳었고, 한국어판 책 제목도 이를 따랐다. 뜻을 풀어 '플랫폼 열화', '점진적 열화', '똥망화'라고 쓰기도 한다.[12][5]
  • 시기: 2024년 3월 대학 언론의 시사 용어 해설에 등장했고,[13] 2024년 12월 맥쿼리 선정 뒤 경제지 용어 해설로 퍼졌다.[12] 2026년 7월 한국어판 출간 뒤에는 서평과 신(新)경제 용어 기사에서 자주 다뤄졌다.[5]
  • 국내 사례: 아시아경제는 네이버 검색 점유율이 2015년 78.06%에서 2024년 1~10월 57.32%로 떨어진 것을 들며, 검색 결과에서 광고가 앞에 오는 변화를 엔시티피케이션의 예로 들었다.[12] 단비뉴스는 국내 페이스북 월간 활성 이용자가 991만 3000명으로 1년 새 약 164만 명 줄었다는 수치를 들었다.[13] 단비뉴스는 같은 맥락에서 카카오톡·네이버·쿠팡·배달의민족 같은 국내 플랫폼도 함께 다뤘다.[13]
  • 뜻의 확장: 말이 유명해지면서 원래의 플랫폼 경제 개념을 넘어 '무엇이든 나빠지는 것'을 두루 가리키게 되었다. 뉴욕 타임스는 2025년 그 뜻이 '전반적인 분위기'로까지 넓어졌다고 짚었다.[4] 닥터로 자신은 책에서 이 말을 느슨한 뜻으로 써도 된다고 명시적으로 허락하겠다고 썼다고 알려져 있다.
  • 단순화 논란: 모든 품질 저하를 플랫폼의 탐욕 탓으로 돌리면 비용 증가, 규제, 경쟁 변화 같은 다른 원인이 가려진다는 지적이 있다. 이용자가 무료 서비스에 익숙해진 상황에서 수익화 자체를 모두 엔시티피케이션으로 보는 것은 지나치다는 시각도 있다.
  • 불가피성: 닥터로는 엔시티피케이션을 기술의 숙명으로 보지 않는다. 종단 간 원칙과 떠날 권리를 제도로 보장하면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9] 다만 상호 운용성 의무화가 보안·개인정보 보호와 부딪칠 수 있다는 반론도 있어, 처방의 실효성을 두고는 논쟁이 이어진다.
  1. ↑ 1.0 1.1 Pluralistic: How monopoly enshittified Amazon - Cory Doctorow, 2022-11-28
  2. ↑ 2.0 2.1 2.2 2.3 2.4 2.5 2.6 Pluralistic: Tiktok's enshittification - Cory Doctorow, 2023-01-21
  3. ↑ The 'Enshittification' of TikTok - Cory Doctorow, Wired, 2023-01
  4. ↑ 4.0 4.1 Cory Doctorow Has a Word for Why the Internet Got Worse - The New York Times, 2025-10-05
  5. ↑ 5.0 5.1 5.2 5.3 5.4 5.5 책과 삶: 쓰레기장이 된 플랫폼…인질 되기를 거부하자 - 경향신문, 2026-07-09
  6. ↑ enshittification, n. - Oxford English Dictionary
  7. ↑ 2023 Word of the Year is "enshittification" - American Dialect Society, 2024-01
  8. ↑ Macquarie Dictionary names 'enshittification' as 2024 Word of the Year - ABC News, 2024-11-26
  9. ↑ 9.0 9.1 9.2 As Platforms Decay, Let's Put Users First - Cory Doctorow, 전자 프런티어 재단(EFF), 2023-05-09
  10. ↑ The Enshittification of Work: Platform Decay and Labour Conditions in the Gig Economy - Maffie, Hurtado, British Journal of Industrial Relations, 2025
  11. ↑ Brainrot, AI slop, and the enshittification of the Internet - Tina Kendall, Jernej Markelj, European Journal of Cultural Studies, 2026
  12. ↑ 12.0 12.1 12.2 SNS는 똥 만드는 기계? '엔시티피케이션' - 아시아경제, 2024-12-12
  13. ↑ 13.0 13.1 13.2 엔시티피케이션 - 단비뉴스, 2024-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