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이동
메뉴 여닫기
환경 설정 메뉴 여닫기
개인 메뉴 여닫기
로그인하지 않음
지금 편집한다면 당신의 IP 주소가 공개될 수 있습니다.

완벽(完璧)은 흠이 없는 구슬이라는 뜻으로, 결함이 없이 완전함을 이르는 말이다. 본래는 중국 전국 시대 조(趙)나라의 인상여(藺相如)가 화씨(和氏)의 구슬을 흠 없이 고스란히 지켜 조나라로 돌아온 고사에서 나온 한자성어로, 어떤 물건을 온전히 되가져오거나 일을 온전하게 되돌리는 것을 뜻했다.[1]

오늘날 ‘완벽’은 “완벽하다”, “완벽히”, “완벽을 기하다”처럼 ‘빈틈없이 완전하다’는 뜻의 일상어로 쓰인다. 표준국어대사전도 ‘완벽하다’를 “결함이 없이 완전하다. 흠이 없는 구슬이라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로 풀이한다.[2] 너무 흔한 말이어서 고사성어라는 사실이 잘 드러나지 않는 대표적인 예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완벽’의 둘째 뜻으로 고사 그대로의 ‘온전히 되가져옴’을 싣고, 이 뜻의 같은 말로 ‘완벽귀조(完璧歸趙)’를 든다.[1]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도 ‘완벽귀조’를 표제어로 올려 “물건이 원래 주인에게 돌아감”을 비유하는 말로 설명한다.[3]

‘璧(벽)’은 가운데에 구멍이 뚫린 둥글넓적한 옥이다. 화씨의 구슬(和氏璧)은 초(楚)나라 사람 변화(卞和)가 산에서 얻은 옥돌을 다듬어 만들었다고 전하는 천하의 보배로, 뒤에 조나라 혜문왕(惠文王)의 손에 들어갔다. 변화가 옥돌을 바쳤다가 두 번이나 발꿈치를 잘린 이야기는 《한비자(韓非子)》 〈화씨(和氏)〉에 나온다.[4]

《사기》 〈염파인상여열전〉

편집 원본 편집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 권81 〈염파인상여열전(廉頗藺相如列傳)〉에 따르면, 진(秦)나라 소왕(昭王)이 조나라에 글을 보내 성 열다섯 개와 이 구슬을 바꾸자고 했다.[5] 구슬을 주면 성은 받지 못하고 속기만 할 것 같고, 주지 않으면 진나라 군대가 쳐들어올까 걱정이었다. 환관의 우두머리 무현(繆賢)의 천거로 불려 온 인상여는 이렇게 말했다.

王必無人,臣願奉璧往使。城入趙而璧留秦;城不入,臣請完璧歸趙。

“왕께 달리 사람이 없으시다면 신이 구슬을 받들고 사신으로 가겠습니다. 성이 조나라에 들어오면 구슬은 진나라에 두고, 성이 들어오지 않으면 신이 구슬을 온전히 하여 조나라로 돌아오겠습니다.” ‘완벽(完璧)’은 여기서 ‘구슬을 온전히 한다’는 동사와 목적어의 짜임이다.

진왕은 구슬을 받자 크게 기뻐하며 후궁과 신하들에게 돌려 보일 뿐, 성을 내줄 뜻을 보이지 않았다. 인상여는 “구슬에 티가 있으니 가리켜 드리겠다”며 구슬을 돌려받은 뒤 기둥에 기대어 서서, 머리털이 곤두서 관을 찌를 듯한 기세로 말했다.

大王必欲急臣,臣頭今與璧俱碎於柱矣!

“대왕께서 굳이 신을 몰아붙이신다면, 신의 머리는 지금 이 구슬과 함께 기둥에 부딪쳐 부서질 것입니다!” 구슬이 깨질까 두려워진 진왕은 사과하고 지도를 가져오게 해 열다섯 성을 가리켜 보였다. 인상여는 이것도 속임수라고 보고, 진왕에게 닷새 동안 재계한 뒤 성대한 의식을 갖추어야 구슬을 바치겠다고 했다. 그 사이 인상여는 수행원에게 허름한 베옷을 입혀 구슬을 품고 샛길로 달아나 조나라에 돌려보냈다. 닷새 뒤 인상여는 진왕 앞에서 사실을 밝히고 끓는 가마솥의 형벌도 달게 받겠다고 했지만, 진왕은 그를 죽여도 구슬을 얻을 수 없고 두 나라의 관계만 끊어진다며 예를 갖추어 돌려보냈다. 《사기》는 “진나라도 끝내 성을 조나라에 주지 않았고, 조나라도 끝내 진나라에 구슬을 주지 않았다”고 맺는다.[5]

같은 열전에서 인상여의 ‘머리털이 관을 찌를 듯하다(怒髮上衝冠)’는 노발충관(怒髮衝冠)의 출전이 되었고, 뒤에 인상여와 염파(廉頗)가 화해한 이야기에서 문경지교(刎頸之交)와 부형청죄(負荊請罪)가 나왔다. 성 열다섯 개와 맞바꿀 만한 값이라는 뜻의 가치연성(價值連城)도 이 구슬에서 나온 말이다.[3]

옛 한문에서 ‘완벽’은 오랫동안 고사 그대로 ‘받은 것을 온전히 되돌려 보냄’의 뜻으로 쓰였다.

  • 광해군 2년(1610) 명나라 사신의 끝없는 요구에 대처하는 방안을 논의할 때, 좌의정 이항복(李恒福)은 사신이 바친 폐백을 모두 가져다 놓고 “저희 나라는 병화를 겪은 뒤라 창고가 비었으니 …… 감히 정만 받고 구슬은 온전히 돌려드린다(敢領情而完璧)”고 전하자는 안을 첫째로 냈다. 받은 예물을 사양하며 되돌려 준다는 뜻이다.[6]
  • 인조 11년(1633) 심양에 회답사로 갔던 신득연(申得淵)은 후금이 예물을 받지 않자 “삼가 이것을 온전히 하여 돌아왔다(謹此完璧而歸)”고 보고했다. 사관은 “사신의 일을 욕되게 하고 가져간 예물을 퇴짜 맞아 돌아왔으면서 도리어 ‘완벽’을 말하며 스스로 뽐내는 뜻이 있으니 사람들이 모두 놀라며 비웃었다”고 적었다.[7] 인상여의 영광스러운 ‘완벽’을 끌어다 댄 것이 오히려 조롱거리가 된 셈이다.

빠짐없이 갖춤

편집 원본 편집

중국에서는 이것이 ‘빠진 데 없이 온전히 갖춘 것’이라는 뜻으로도 넓어졌다. 예를 들어 1792년 간행된 《홍루몽(紅樓夢)》 정을본(程乙本)의 머리말에는 앞의 80회에 뒤의 40회를 얻어 “합쳐서 완벽을 이루었다(合成完璧)”는 표현이 있다.[8] 오늘날 중국어에서도 ‘完璧’은 주로 ‘완벽귀조’의 형태로, 빌린 것을 온전히 돌려주는 일을 가리킬 때 쓴다. ‘흠 없이 완전하다’는 뜻의 일상어로는 대개 ‘완미(完美)’를 쓴다.[9]

‘결점이 전혀 없다’는 지금의 뜻은 일본어 ‘完璧(かんぺき)’에서 두드러진다. 《일본국어대사전》은 이 뜻의 첫 용례로 메이지 초기 핫토리 세이이치(服部誠一)의 《도쿄 신한조키(東京新繁昌記)》(1874~76)의 “그 잘못을 바로잡고 빠진 것을 보태어 완벽을 이룬다(以て其の完璧を為す)”를 들고, 1940년 다나카 히데미쓰(田中英光)의 “완벽한 것으로 만들었다”를 이어 든다.[9] 한국어의 ‘완벽하다’도 같은 뜻으로 널리 쓰인다.

한자 음 기본 의미 말 안의 의미
完 완 완전하다 온전히 하다, 흠 없이 지키다
璧 벽 둥근 옥 화씨의 구슬
  • ‘璧(구슬 벽)’을 ‘壁(벽 벽)’으로 잘못 쓰는 일이 많다. 흙으로 쌓은 벽(壁)이 아니라 옥(玉)으로 된 구슬(璧)이다. 일본의 《고사성어를 아는 사전》도 고사를 알면 ‘璧’을 ‘壁’으로 잘못 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적는다.[9]
  • 배포 전에 테스트를 세 번이나 돌렸지만 완벽한 코드는 없다는 생각으로 모니터링을 유지했다.
  • 빌린 장비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하게 돌려보냈으니 말 그대로 완벽귀조였다.
  • 그는 완벽을 추구하다가 마감을 놓치는 일이 잦았다.
  • 한나라의 문장가 사마상여(司馬相如)는 어릴 때 부모가 ‘견자(犬子)’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학문을 이룬 뒤 인상여의 사람됨을 사모하여 이름을 ‘상여(相如)’로 고쳤다.[10]

유의어와 관련 표현

편집 원본 편집
  • 완벽귀조(完璧歸趙): 구슬을 온전히 하여 조나라로 돌아옴. 빌린 것이나 잃었던 것을 온전히 되돌림.
  • 원벽귀조(原璧歸趙): 《성어전》이 같은 뜻으로 드는 형태.[3]
  • 완전무결(完全無缺): 모자람이나 흠이 없이 완전함.
  • 가치연성(價值連城): 여러 성과 맞먹는 값. 매우 귀한 보배.
  • 화씨지벽(和氏之璧): 화씨의 구슬. 천하의 보배.
  • 문경지교(刎頸之交): 인상여와 염파의 우정에서 나온 말.
  1. ↑ 1.0 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완벽”,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9%84%EB%B2%BD, 확인날짜=2026-09-26.
  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완벽하다”,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9%84%EB%B2%BD%ED%95%98%EB%8B%A4, 확인날짜=2026-09-26.
  3. ↑ 3.0 3.1 3.2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完璧歸趙”,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340, 확인날짜=2026-09-26.
  4. ↑ 《한비자(韓非子)》 〈화씨(和氏)〉.
  5. ↑ 5.0 5.1 사마천, 《사기(史記)》 권81 〈염파인상여열전(廉頗藺相如列傳)〉.
  6.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일기》[중초본], 광해 2년 7월 11일 4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oa_10207011_004, 확인날짜=2026-09-26.
  7.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인조실록》 28권, 인조 11년 1월 25일 정사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pa_11101025_001, 확인날짜=2026-09-26.
  8. ↑ 조설근(曹雪芹)·고악(高鶚), 《홍루몽(紅樓夢)》 정을본(程乙本) 인언(引言).
  9. ↑ 9.0 9.1 9.2 《고사성어를 아는 사전(故事成語を知る辞典)》·《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完璧”,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AE%8C%E7%92%A7, 확인날짜=2026-09-26.
  10. ↑ 사마천, 《사기(史記)》 권117 〈사마상여열전(司馬相如列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