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충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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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충보국(盡忠報國)은 충성을 다하여서 나라의 은혜를 갚음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같은 말로 갈충보국(竭忠報國)이 있다.[2]
《성어전》은 이 말의 출전을 《주서(周書)》 〈안지의전(顏之儀傳)〉으로 본다.[3] 북주 선제(宣帝)가 죽자 유방(劉昉)·정역(鄭譯) 등은 거짓 유조를 꾸며 뒷날의 수 문제 양견(楊堅)을 승상으로 세워 어린 정제(靜帝)를 보좌하게 하려 했다. 안지의는 이것이 선제의 뜻이 아님을 알고 서명을 거부했다.
之儀厲聲謂昉等曰:「主上升遐,嗣子冲幼,阿衡之任,宜在宗英。方今賢戚之內,趙王最長,以親以德,合膺重寄。公等備受朝恩,當思盡忠報國,奈何一旦欲以神器假人!之儀有死而已,不能誣罔先帝。」
“안지의가 목소리를 높여 유방 등에게 말했다. ‘주상께서 승하하시고 뒤를 이은 아드님은 어리니, 정사를 보좌하는 소임은 마땅히 종실의 뛰어난 분에게 있어야 하오. 지금 어진 종친 가운데 조왕(趙王)이 가장 연장자이니, 친족으로 보나 덕으로 보나 중임을 맡아야 하오. 공들은 조정의 은혜를 두루 입었으니 마땅히 충성을 다해 나라에 보답할 생각을 해야 하거늘, 어찌 하루아침에 제위를 남에게 넘겨주려 하오! 나는 죽을지언정 선제를 속일 수는 없소.’”
유방 등은 그를 굽힐 수 없음을 알고 대신 서명하여 일을 진행했다. 뒤에 양견이 옥새를 내놓으라 하자 안지의는 다시 “이것은 천자의 물건으로 주인이 따로 있는데 재상이 어찌 달라 하는가”라며 거절했다. 양견은 크게 노해 그를 죽이려 했으나 백성의 신망이 두터워 그만두고 서강군수(西疆郡守)로 내보냈다. 당나라 때 편찬된 《북사(北史)》의 안지의 전기에도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여기서는 “當思盡忠報國”이 “當盡忠報國”으로 되어 있다.[6]
나무위키 등에는 안지의가 선제에게 직간하다 죽을 뻔했을 때 대신들이 끊임없이 간청해 목숨을 건졌다는 설명이 보이지만, 《주서》에는 선제가 노해 그를 법으로 다스리려 했다가 “그가 곧고 사사로움이 없다 하여(以其諒直無私)” 놓아주었다고만 되어 있다.
이 말을 널리 알린 것은 남송의 악비이다. 재상 진회(秦檜)의 모함으로 옥에 갇힌 악비는 심문하던 하주(何鑄)에게 옷을 찢어 등을 보였는데, 그 등에는 ‘盡忠報國’ 네 글자가 살갗 깊이 새겨져 있었다.
初命何鑄鞠之,飛裂裳以背示鑄,有「盡忠報國」四大字,深入膚理。
하주는 증거가 없음을 확인하고 악비의 무죄를 밝혔으나, 심문관은 악비와 원한이 있던 만사설(万俟禼)로 바뀌었고 악비는 결국 죽임을 당했다.
조선에서도 악비 이야기와 함께 이 말이 널리 쓰였다. 김시습(金時習)은 〈악비찬(岳飛贊)〉에서 “일찍이 그 등에 새겼으니 진충보국이요(嘗涅其背。盡忠報國)”라고 읊었다.[9] 1583년(선조 16) 선조는 삼사(三司)의 간특함을 극론하는 상소를 올린 유학 신급(申礏)에게 답하며 “너의 아우 신립(申砬)은 충성을 다해 나라에 보답하여(盡忠報國) 몸소 변경의 성을 지키니 오랑캐가 감히 가까이 오지 못한다”라고 칭찬했다.[10]
일본에서는 게이오 3년(1867) 12월 9일에 내린 왕정복고의 대호령(王政復古の大号令)에 “진충보국의 정성으로 봉공하라(尽忠報国之誠を以て可致奉公候事)”는 구절이 있으며, 《일본국어대사전》은 이를 첫 용례로 든다.[4]
- 그는 평생을 진충보국의 자세로 국방 연구에 몸담았다.
- 보안관제 요원으로 보낸 십 년을 그는 스스로 진충보국의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 기념비에는 순국한 장병들의 진충보국 정신을 기린다는 글이 새겨져 있다.
- 갈충보국(竭忠報國): 진충보국과 같은 말.
- 정충보국(精忠報國): 정성스러운 충성으로 나라에 보답함. 악비 이야기와 함께 중국에서 널리 쓰는 형태.
- 이신허국(以身許國): 몸을 나라에 바침. 《성어전》이 드는 근의어.
- 멸사봉공(滅私奉公): 사욕을 버리고 공을 위하여 힘써 일함.
- 살신성인(殺身成仁): 자기의 몸을 희생하여 인을 이룸.
- 분골쇄신(粉骨碎身): 정성으로 노력함, 또는 그렇게 하여 목숨을 바침.
- 반대: 화국앙민(禍國殃民), 매국구영(賣國求榮): 나라에 화를 끼치고 백성을 해침, 나라를 팔아 영달을 구함. 《성어전》이 드는 반의어.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진충보국”,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A7%84%EC%B6%A9%EB%B3%B4%EA%B5%AD, 확인날짜=2026-10-01.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갈충보국”,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0%88%EC%B6%A9%EB%B3%B4%EA%B5%AD, 확인날짜=2026-10-01.
- ↑ 3.0 3.1 3.2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盡忠報國”,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412, 확인날짜=2026-10-01.
- ↑ 4.0 4.1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尽忠報国”,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B0%BD%E5%BF%A0%E5%A0%B1%E5%9B%BD, 확인날짜=2026-10-01.
- ↑ 영호덕분(令狐德棻) 등, 《주서(周書)》 권40 〈안지의전(顏之儀傳)〉.
- ↑ 이연수(李延壽), 《북사(北史)》 권83 〈문원전(文苑傳)〉 안지추(顏之推) 부 안지의(顏之儀).
- ↑ 탈탈(脫脫) 등, 《송사(宋史)》 권365 〈악비전(岳飛傳)〉.
- ↑ 전채(錢彩) 편차, 《설악전전(說岳全傳)》 제22회.
- ↑ 김시습(金時習), 〈악비찬(岳飛贊)〉, 《매월당집(梅月堂集)》,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01.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선조실록》 17권, 선조 16년 8월 11일 경신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na_11608011_001, 확인날짜=202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