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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은 태산이 떠나갈 듯 요동쳤으나 뛰어나온 것은 쥐 한 마리뿐이라는 뜻으로, 예고는 거창하게 했으나 결과가 보잘것없음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대대적으로 예고한 수사·개혁·발표·신제품이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별것 없을 때 쓴다. 떠들썩한 소문이나 기대에 견주어 결과가 초라함을 꼬집는 말이어서, 주로 비판이나 풍자의 뜻으로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실려 있지 않고 우리말샘에 올라 있다.[1] 일곱 글자여서 네 글자 사자성어가 아니며, 뒤에 적은 대로 동양 고전에서 나온 말도 아니다.

서양 격언의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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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중국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서양 격언 “산들이 산고를 겪더니 우스꽝스러운 쥐 한 마리가 태어난다”를 옮긴 것이다. 일본 사전들은 일본어 ‘大山(泰山)鳴動して鼠一匹(たいざんめいどうしてねずみいっぴき)’를 이 서양 격언에서 나온 말로 설명한다.[2]

가장 널리 인용되는 형태는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Horatius)가 《시학(Ars Poetica)》 139행에 쓴 구절이다.[3]

Nec sic incipies, ut scriptor cyclicus olim:
"Fortunam Priami cantabo et nobile bellum".
Quid dignum tanto feret hic promissor hiatu?
Parturient montes, nascetur ridiculus mus.

“옛날 서사시인처럼 ‘나는 프리아모스의 운명과 이름 높은 전쟁을 노래하리라’ 하고 시작하지 말라. 그렇게 입을 크게 벌려 약속한 자가 그에 걸맞은 무엇을 내놓겠는가? 산들이 산고를 겪으나, 태어나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쥐 한 마리일 것이다.” 호라티우스는 거창한 첫머리로 독자의 기대만 한껏 부풀리는 시인을 비꼬려고 이 말을 썼다. 첫마디부터 떠벌리지 말고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 가라는 시작법의 충고다.

다만 이 말이 호라티우스의 창작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속담을 아는 사전》은 호라티우스를 출전으로 보는 설이 있지만 당시 이미 속담으로 통하던 표현이었을 것이라 하고,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에도 비슷한 표현이 있으며 민간에 퍼져 있던 우화가 기원일 것이라고 설명한다. 《고사성어를 아는 사전》도 《이솝 우화》에 같은 이야기가 있다고 적었다.[2] 영어로는 “The mountains have brought forth a mouse”라고 한다.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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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泰山)’이 들어가 동양 고사처럼 보이지만, 중국 고전 문헌에서는 ‘泰山鳴動’이라는 표현이 확인되지 않는다. 《조선왕조실록》과 한국고전종합DB의 문집 원문에도 나오지 않는다.

일본의 《속담을 아는 사전》은 이 격언이 16세기 말 이솝 우화와 함께 일본에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 확인되는 것은 막부 말기 이후 영어·프랑스어 등에서 들어온 흔적이라고 적었다. 사전에 실린 이른 용례로는 무라카미 나미로쿠(村上浪六)의 소설 《八軒長屋》(1907)의 “山岳震動して鼠一疋”, 《相撲講話》(1919)의 “大山鳴動して鼠一疋”이 있다.[2]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은 표제어를 ‘大山’으로 싣고 ‘泰山’으로도 쓴다고 했다. ‘큰 산’이라는 뜻의 ‘大山(たいざん)’이 같은 소리의 ‘泰山’으로도 적히면서, 한국에는 ‘태산’ 쪽이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어의 ‘태산명동서일필’은 이 일본어 형태를 한자음으로 읽은 것으로 보인다. 근대 이후 일본을 거쳐 들어온 번역 격언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잘못 알려진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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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위키 등에는 이 말이 중국 역대 황제가 제사를 지내던 산둥성 태산에서 유래했다는 설명이 보이지만, 앞에서 본 대로 이 말은 서양 격언을 옮긴 것이다. 태산은 번역 과정에서 ‘큰 산’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들어갔을 뿐, 태산에 얽힌 옛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泰 태 크다, 편안하다 태산(泰山)의 ‘태’
山 산 산 산
鳴 명 울다 울리다, 소리 내다
動 동 움직이다 흔들리다
鼠 서 쥐 쥐
一 일 하나 한
匹 필 짝, 마리 마리(짐승을 세는 단위)

‘鳴動’은 소리를 내며 흔들린다는 뜻이다.

다른 언어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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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어: ‘大山鳴動して鼠一匹’, ‘泰山鳴動して鼠一匹’. 《속담을 아는 사전》은 서양에서는 큰소리치고 실행이 따르지 않는 개인을 비판하는 데 쓰이지만, 일본에서는 우화와의 관계가 잊히고 주로 사회적 사건을 논평할 때 쓰인다고 설명한다.[2]
  • 중국어: 같은 뜻으로 ‘雷聲大,雨點小(천둥소리는 크나 빗방울은 작다)’를 쓴다. 《성어전》은 송나라 선종 문헌 《오등회원(五燈會元)》 권20의 “雷聲浩大,雨點全無”를 말의 뿌리로 든다.[4]
  • 라틴어·영어: “Parturient montes, nascetur ridiculus mus”(호라티우스), “The mountains have brought forth a mouse”.[3][2]
  • 대규모 해킹 조직을 일망타진했다던 발표는 태산명동서일필이었다. 붙잡힌 것은 말단 인출책 몇 명뿐이었다.
  • 몇 달 동안 ‘혁신’이라며 예고한 새 버전이 알고 보니 아이콘 몇 개만 바꾼 것이어서 사용자들은 태산명동서일필이라며 실망했다.
  •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의혹이었지만 수사 결과는 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났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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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두사미(龍頭蛇尾): 용의 머리와 뱀의 꼬리라는 뜻으로, 처음은 왕성하나 끝이 부진한 현상.
  • 허장성세(虛張聲勢): 실속은 없으면서 큰소리치거나 허세를 부림.
  • 속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도 비슷한 경우에 쓴다.
  1. ↑ 1.0 1.1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태산명동서일필”, https://open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query=%ED%83%9C%EC%82%B0%EB%AA%85%EB%8F%99%EC%84%9C%EC%9D%BC%ED%95%84, 확인날짜=2026-09-27.
  2. ↑ 2.0 2.1 2.2 2.3 2.4 《디지털 대사천(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속담을 아는 사전(ことわざを知る辞典)》·《고사성어를 아는 사전(故事成語を知る辞典)》, “大山鳴動して鼠一匹”,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A4%A7%E5%B1%B1%E9%B3%B4%E5%8B%95%E3%81%97%E3%81%A6%E9%BC%A0%E4%B8%80%E5%8C%B9, 확인날짜=2026-09-27.
  3. ↑ 3.0 3.1 호라티우스(Quintus Horatius Flaccus), 《시학(Ars Poetica)》 136~139행, The Latin Library, https://www.thelatinlibrary.com/horace/arspoet.shtml, 확인날짜=2026-09-27.
  4.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雷聲大,雨點小”,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0006, 확인날짜=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