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찬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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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찬노숙(風餐露宿)은 바람을 먹고 이슬에 잠잔다는 뜻으로, 객지에서 많은 고생을 겪음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한데에서 바람을 맞으며 끼니를 때우고 이슬을 맞으며 잠을 잔다는 말로, 먼 길을 떠돌거나 들판에서 지내는 고단한 생활을 그린다. 전쟁터의 군사, 공사에 동원된 백성, 독립운동가나 유랑민의 삶, 오늘날에는 노숙인이나 오랜 원정 생활을 묘사할 때도 쓴다.
중국에서는 ‘風餐露宿’과 순서를 바꾼 ‘露宿風餐’을 함께 쓰고, ‘餐風宿露’, ‘風飧露宿’ 같은 형태도 있다.[2] 일본어에서도 ‘風餐露宿(ふうさんろしゅく)’이라고 한다.
특정한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송대 시인들이 나그넷길의 고생을 읊으며 쓰던 표현이 굳은 것이다.
《성어전》이 첫 예로 드는 것은 북송의 소식(蘇軾)이 아우 소철(蘇轍)이 있는 균주(筠州)로 가면서 조카들에게 먼저 부친 시 〈장지균선기지괄원삼유자(將至筠先寄遲适遠三猶子)〉의 첫 구이다.[3]
露宿風餐六百里,明朝飲馬南江水。
“이슬에 자고 바람 맞으며 먹기를 육백 리, 내일 아침이면 남강 물에 말을 먹이리라.”[4]
‘風餐露宿’의 순서로는 남송의 범성대(范成大)가 〈원일(元日)〉에서 “배고프면 먹고 고단하면 자며 온몸이 게으르니, 바람에 먹고 이슬에 자며 반평생을 어리석게 보냈다(飢飯困眠全體懶,風餐露宿半生癡)”고 읊었고,[5] 양만리(楊萬里)도 〈야취백사사상(野炊白沙沙上)〉에서 “바람에 먹고 이슬에 잔들 나에게 무슨 손해랴(風餐露宿何虧我)”라고 했다.[6] 명청 소설에서는 여행길을 줄여 말하는 상투어가 되어, 《유림외사(儒林外史)》 제1회, 청말 《노잔유기(老殘遊記)》 제1회 등에 보인다. 《성어전》은 《노잔유기》의 “無非風餐露宿,不久便到了登州”를 예로 든다.[7]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風餐露宿’이 14건, ‘露宿風餐’이 1건 있다. 가장 이른 것은 세종 13년(1431) 1월 16일 기사로, 전라도 임피(臨陂)의 축성 공사에 백성을 무리하게 동원한 폐단을 아뢰며 “그 밖에 양식이 떨어지고 힘이 다하며 바람에 먹고 이슬에 자는 자질구레한 폐단은 다 들 수 없다(其他糧費力竭、風餐露宿細碎之弊,不可盡擧)”고 했다.[8] 세종 16년(1434)에는 우의정 최윤덕(崔閏德)이 야인 정벌에 나섰던 군사들이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바람에 먹고 이슬에 자며 고생이 적지 않았다(被堅執銳,風餐露宿,辛苦不淺)”며 공을 이루지 못한 자에게도 벼슬을 주자고 청했다.[9] 조선에서는 이처럼 부역과 군역에 시달리는 백성과 군사의 고생을 말할 때 주로 쓰였다.
- 일본어: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은 ‘風餐露宿’의 첫 용례로 가토부시(河東節) 〈단롱하나아리(単籠花有里)〉(1762)를 든다.[10]
- 독립군은 만주 벌판에서 풍찬노숙하며 싸웠다.
- 오지 기지국 구축팀은 석 달 동안 풍찬노숙하다시피 하며 공사를 마쳤다.
- 그는 젊은 날 풍찬노숙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지금의 안락함에 감사했다.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풍찬노숙”,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2%8D%EC%B0%AC%EB%85%B8%EC%88%99, 확인날짜=2026-10-01.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露宿風餐”,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0568, 확인날짜=2026-10-01.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露宿風餐”,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0568, 확인날짜=2026-10-01.
- ↑ 소식(蘇軾), 〈장지균선기지괄원삼유자(將至筠先寄遲适遠三猶子)〉, 《동파전집(東坡全集)》 권13.
- ↑ 범성대(范成大), 〈원일(元日)〉, 《석호시집(石湖詩集)》 권25.
- ↑ 양만리(楊萬里), 〈야취백사사상(野炊白沙沙上)〉, 《성재집(誠齋集)》 권17.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風餐露宿”,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6670, 확인날짜=2026-10-01.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 51권, 세종 13년 1월 16일 신사 4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da_11301016_004, 확인날짜=2026-10-01.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 66권, 세종 16년 10월 20일 계해 2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da_11610020_002, 확인날짜=2026-10-01.
-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風餐露宿”,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9%A2%A8%E9%A4%90%E9%9C%B2%E5%AE%BF, 확인날짜=202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