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혈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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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혈단신(孑孑單身)은 의지할 곳 없이 외로운 홀몸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며, 중국 고전에서는 이 네 글자의 용례가 확인되지 않는다. 조선 문인들이 즐겨 쓴 표현으로, 중국의 孑然一身, 孑孑一身과 짝을 이루는 한국식 형태이다.
《성어전》은 孑然一身의 말뿌리를 《삼국지》 오서 〈육모전(陸瑁傳)〉의 “만약 정말로 외따로 기댈 곳이 없다면(若實孑然無所憑賴)”에서 찾는다. 공손연(公孫淵)을 직접 치려는 손권(孫權)에게 육모가 올린 상소의 한 구절이다.[3] 네 글자 孑然一身은 《태평광기》 권222가 인용한 《정명록(定命錄)》의 “유자(柳子)는 형제자매도 없고 농토와 재산도 없어, 외로운 홑몸으로 떠돌며 고생이 많았다(孑然一身,羈旅辛苦甚多)”를 비롯해 송대 이후 소설에 자주 나온다.[3] 남송 홍매(洪邁)의 《이견지(夷堅志)》에는 “나처럼 외로운 한 몸(如我孑孑一身)”이라는 표현도 있다.[6]
고려 말 이색(李穡)은 “외로운 한 몸이 몸조리를 그르쳤다(孑孑一身乖攝養)”고 읊었다.[7] 정엽(鄭曄)은 광해군 때 벼슬에 나오지 않는다는 추궁을 받자 1622년에 올린 상소에서 “신은 두 대에 걸친 외아들이고 친척도 적어 외로운 홑몸으로 어머니와 목숨을 의지하고 있다(臣以兩世獨子。親屬亦少。孑孑單形。與母爲命)”고 호소했다.[8] 네 글자 孑孑單身은 17세기 문집에 나타난다. 이건(李健, 1614년생)은 장편 시에서 “외로운 홑몸의 괴로움(孑孑單身苦)”을 읊었고,[9] 박태보(朴泰輔)는 벗과 헤어지며 “외로운 홑몸이 바닷가에 매인 몸이 되니, 천 사람 낯선 얼굴 가운데 아는 이는 한 사람(孑孑單身海上羈。千人新面一人知)”이라고 썼다.[10]
《승정원일기》에는 숙종 26년(1700)부터 순조 대까지 21건이 있다. 대부분 늙은 부모의 병을 간호할 형제가 없음을 들어 벼슬을 사양하는 상소로, 숙종 26년 남정중(南正重)은 “신은 외로운 홑몸으로 혼자 구완하느라 병석을 잠시도 떠날 수 없다(臣以孑孑單身,獨自救護,不能暫離病側)”고 했다.[11] 한편 《조선왕조실록》에는 원문 용례가 없고, 국역문에만 ‘혈혈단신’이 7건 보인다.[12]
1920년대 신문에서는 한자와 한글 표기가 함께 쓰였다. 1921년 《동아일보》는 부산의 떠돌이 노동자들을 다루며 “일정한 居所도 업이 혈혈단신으로 노동을 해가며”라고 썼다.[13]
- 그는 혈혈단신으로 상경해 작은 개발사를 차렸다.
- 전쟁 통에 가족을 모두 잃고 혈혈단신이 된 소년은 이웃의 손에 자랐다.
- ↑ 1.0 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혈혈단신”,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8%88%ED%98%88%EB%8B%A8%EC%8B%A0, 확인날짜=2026-10-01.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혈연단신”,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8%88%EC%97%B0%EB%8B%A8%EC%8B%A0, 확인날짜=2026-10-01.
- ↑ 3.0 3.1 3.2 3.3 3.4 3.5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孑然一身”,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214, 확인날짜=2026-10-01.
-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孑然”,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AD%91%E7%84%B6, 확인날짜=2026-10-01.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혈혈”,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8%88%ED%98%88, 확인날짜=2026-10-01.
- ↑ 홍매(洪邁), 《이견지(夷堅志)》 지보(志補) 권13.
- ↑ 이색(李穡), 《목은고(牧隱藁)》 〈천음(天陰)〉;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01.
- ↑ 정엽(鄭曄), 《수몽집(守夢集)》 〈진정대죄소(陳情待罪疏)〉;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01.
- ↑ 이건(李健), 《규창유고(葵窓遺稿)》 권7 〈차정보술회육십운(次正甫述懷六十韻)〉;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01.
- ↑ 박태보(朴泰輔), 《정재집(定齋集)》 권1 〈임반별송명(林畔別宋溟)〉;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01.
- ↑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숙종 26년 2월 11일 을해, https://sjw.history.go.kr/id/SJW-D26020110-01100, 확인날짜=2026-10-01.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검색(원문 ‘孑孑單身’ 0건, 국역 ‘혈혈단신’ 7건),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10-01.
- ↑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동아일보》 1921년 5월 27일 3면, npda_1921_05_27_v0003_0510, https://db.history.go.kr/, 확인날짜=2026-10-01.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혈궐”,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8%88%EA%B6%90, 확인날짜=2026-10-01.
- ↑ 《시경(詩經)》 용풍(鄘風) 〈간모(干旄)〉; 양인(梁寅), 《시연의(詩演義)》 권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