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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력난신(怪力亂神)은 괴이(怪異)와 용력(勇力)과 패란(悖亂)과 귀신에 관한 일이라는 뜻으로, 이성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불가사의한 존재나 현상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논어》 〈술이(述而)〉의 “공자는 괴·력·란·신을 말하지 않았다(子不語怪力亂神)”에서 나왔다.

원래는 공자가 입에 올리지 않은 네 가지, 곧 괴이한 일, 힘자랑, 어지러운 일, 귀신의 일을 가리켰다. 오늘날에는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이나 미신, 근거 없는 기담(奇談)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쓴다. 흔히 “공자는 괴력난신을 말하지 않았다”는 형태로, 허황한 이야기를 멀리하는 태도를 말할 때 인용된다.

같은 한자로 중국어와 일본어에서도 쓴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괴이·폭력·패란·귀신처럼 사리에 어긋나는 일”로 풀이한다.[2] 일본어에서는 ‘かいりょくらんしん’으로 읽으며, 이때의 ‘怪力’은 ‘괴이와 용력’이라는 뜻이어서 보통 말의 ‘괴력(かいりき)’과 읽는 법이 다르다.[3]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怪 괴 기이하다 괴이한 일
力 력 힘 남다른 힘, 용력
亂 란(난) 어지럽다 도리를 어지럽히는 일, 패란
神 신 귀신 귀신의 일

《논어》 〈술이〉에 다음 한 문장이 있다.[4]

子不語:怪、力、亂、神。

“공자는 괴이한 일, 힘쓰는 일, 어지러운 일, 귀신의 일을 말하지 않았다.” 같은 문장이 《사기》 〈공자세가〉에도 실려 있다.[5]

옛 주석의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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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글자를 하나씩 나누어 푸는 해석은 위(魏)나라 왕숙(王肅)의 주석에 이미 보인다. 왕숙은 “괴는 괴이함이다. 역은 오(奡)가 땅 위에서 배를 끌고 오획(烏獲)이 천 균을 들어 올린 따위이다. 난은 신하가 임금을 죽이고 자식이 아비를 죽이는 일이다. 신은 귀신의 일이다. 이것들은 교화에 보탬이 없거나 차마 말할 수 없는 것이다(或無益於教化,或所不忍言也)”라고 했다.[6]

이와 달리 동진의 이충(李充)은 두 글자씩 묶어 “힘이 이치를 따르지 않으면 괴력(怪力)이고, 신이 바름을 따르지 않으면 난신(亂神)이다. 괴력과 난신은 사악함에 가깝고 교화에 보탬이 없으므로 말하지 않았다”고 풀었다.[7] 양나라 황간(皇侃)도 “괴력이 한 가지, 난신이 한 가지라고 보는 풀이도 있다(或通云怪力是一事,亂神是一事)”며 이 설을 소개했다.[7] 오늘날 중국어에서 이 말을 ‘괴력’과 ‘난신’으로 끊어 읽어 미신을 가리키는 쓰임도 이 풀이와 통한다.

송나라 주희(朱熹)는 《논어집주》에서 다시 네 가지로 풀고 그 까닭을 덧붙였다.[8]

怪異、勇力、悖亂之事,非理之正,固聖人所不語。鬼神,造化之跡,雖非不正,然非窮理之至,有未易明者,故亦不輕以語人也。

“괴이·용력·패란의 일은 바른 이치가 아니므로 성인이 본디 말하지 않았다. 귀신은 조화의 자취여서 바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치를 끝까지 궁구하지 않으면 쉽게 밝힐 수 없으므로 역시 사람들에게 가볍게 말하지 않았다.” 주희는 이어 사량좌(謝良佐)의 말 “성인은 떳떳한 것을 말하고 괴이한 것을 말하지 않으며, 덕을 말하고 힘을 말하지 않으며, 다스림을 말하고 어지러움을 말하지 않으며, 사람을 말하고 귀신을 말하지 않았다(聖人語常而不語怪,語德而不語力,語治而不語亂,語人而不語神)”를 인용했다.[8] 표준국어대사전의 ‘괴이·용력·패란·귀신’ 풀이는 이 주희의 해석을 따른 것이다.[1]


역사 기록과 괴력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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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력난신’은 사서가 신비한 이야기를 어디까지 실을 것인가를 논할 때 기준처럼 쓰였다. 당나라에서 편찬한 《진서(晉書)》는 점술가와 방사들의 전기를 모은 〈예술전(藝術傳)〉을 마치며 “괴력난신은 시대를 속이고 세상을 미혹하니, 이를 숭상하기를 그치지 않으면 반드시 폐단에 이른다(怪力亂神,詭時惑世,崇尚弗已,必致流弊)”고 평했다.[9]

고려의 일연(一然)은 《삼국유사》 〈기이(紀異)〉 편을 시작하며 이 말을 정면으로 다루었다. “대체로 옛 성인은 예악으로 나라를 일으키고 인의로 가르침을 베풀 때 괴력난신을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제왕이 일어날 때에는 반드시 보통 사람과 다른 점이 있었다(大抵古之聖人,方其禮樂興邦,仁義設教,則怪力亂神,在所不語。然而帝王之將興也……必有以異於人者)”라며, 중국 성왕들의 신이한 탄생담을 예로 든 뒤 삼국 시조의 신이한 이야기를 싣는 까닭을 밝혔다.[10]

세종은 세종 11년(1429) 경연에서 《서경》 〈우공〉의 ‘조서동혈(鳥鼠同穴, 새와 쥐가 한 구멍에 산다)’ 대목을 강하다가 “중국 사람이 ‘독수리가 개를 낳고, 새와 쥐가 한 굴에 산다’고 한 적이 있는데, 사실인지 모르겠다. 공자께서 괴력난신을 말하지 않으셨으니, 옛 선비들이 괴탄하여 상도에 맞지 않는다고 한 것이 이를 이른 것”이라고 했다.[11] 성종은 성종 20년(1489) 훈도 권계동(權季仝)이 대책(對策)에서 불교의 화복설을 앞세웠다며 “괴력난신은 성인이 말하지 않은 바”라고 꾸짖는 전지를 내렸다.[12] 정약용(丁若鏞)은 《논어고금주》에서 이충의 두 글자 풀이를 소개한 뒤 그르다고 반박했다.[13]

일본어의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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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국어대사전》은 일본어의 첫 용례로 군기 이야기 《태평기(太平記)》(14세기 후반)를 든다.[3] 근대에는 구와바라 다케오(桑原武夫)가 미나카타 구마구스(南方熊楠)를 논하며 “아버지의 괴력난신을 말하지 않는 교육 방침에도 불구하고 고향의 할머니에게서 어려서 여러 미신을 주입받았다”(1952)고 쓰는 등, ‘미신’과 비슷한 뜻으로 쓰였다.[3]

  • 근거 없는 괴력난신 같은 루머에 휘둘리지 말고 로그부터 확인하자.
  • 원인을 모르는 간헐적 장애를 ‘서버에 귀신 붙었다’고 넘기는 것은 엔지니어가 경계해야 할 괴력난신이다.
  • 그는 공자처럼 괴력난신을 입에 올리지 않고 실증할 수 있는 것만 말했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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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이원지(敬而遠之): 공경하되 멀리함. 《논어》 〈옹야〉의 “귀신을 공경하되 멀리한다(敬鬼神而遠之)”에서 나온 말.
  • 황당무계(荒唐無稽): 말이나 행동이 참되지 않고 터무니없음.
  • 혹세무민(惑世誣民): 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임.
  1. ↑ 1.0 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괴력난신”,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4%B4%EB%A0%A5%EB%82%9C%EC%8B%A0, 확인날짜=2026-10-10.
  2.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怪力亂神”,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6972, 확인날짜=2026-10-10.
  3. ↑ 3.0 3.1 3.2 《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怪力乱神”,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80%AA%E5%8A%9B%E4%B9%B1%E7%A5%9E, 확인날짜=2026-10-10.
  4. ↑ 《논어(論語)》 〈술이(述而)〉.
  5. ↑ 사마천(司馬遷), 《사기(史記)》 권47 〈공자세가(孔子世家)〉.
  6. ↑ 하안(何晏), 《논어집해(論語集解)》 〈술이〉 왕숙 주; 배인(裴駰), 《사기집해(史記集解)》 권47 인용.
  7. ↑ 7.0 7.1 황간(皇侃), 《논어의소(論語義疏)》 〈술이〉, 이충(李充)의 말 인용.
  8. ↑ 8.0 8.1 주희(朱熹), 《논어집주(論語集注)》 〈술이〉.
  9. ↑ 방현령(房玄齡) 등, 《진서(晉書)》 권95 〈예술전(藝術傳)〉 찬(贊).
  10. ↑ 일연(一然), 《삼국유사(三國遺事)》 권1 〈기이(紀異)〉 서(敍).
  11.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 43권, 세종 11년 1월 21일 무진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da_11101021_001, 확인날짜=2026-10-10.
  12.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성종실록》 225권, 성종 20년 2월 5일 계사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ia_12002005_001, 확인날짜=2026-10-10.
  13. ↑ 정약용(丁若鏞), 《논어고금주(論語古今註)》 〈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