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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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東西南北)은 동쪽·서쪽·남쪽·북쪽이라는 뜻으로, 모든 방향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네 방위를 한데 늘어놓은 말로, “동서남북을 헤맸다”, “동서남북에서 사람이 모여들었다”처럼 ‘사방’, ‘온 곳’이라는 뜻으로 쓴다. 방위를 가리키는 말 그대로의 뜻과, 여기저기 모든 곳이라는 비유의 뜻이 함께 쓰인다. 특정한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며 글자 뜻이 그대로 굳은 말이다.
중국어(东西南北)와 일본어(東西南北, とうざいなんぼく)에서도 같은 한자로 같은 뜻을 나타낸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천하의 여러 곳’이라는 풀이로 이 말을 참고 자료 항목에 올려 두었다.[2] 《일본국어대사전》은 방위의 뜻 말고도 ‘사는 곳이 일정하지 않아 여기저기 떠돌아다님’이라는 뜻을 따로 올리고, 에도 시대 요미혼 《친세쓰 유미하리즈키(椿説弓張月)》(1807~1811)의 “久しく東西南北すといへども” 같은 용례를 든다. 방위의 뜻으로는 스가와라노 미치자네의 《간케분소(菅家文草)》(900년 무렵)를 첫 용례로 든다.[3]
네 방위를 이 순서로 묶어 쓴 예는 선진 문헌에서 이미 보인다. 《춘추좌씨전》 양공 29년에는 정(鄭)나라의 자전(子展)이 주(周) 영왕(靈王)의 장례에 사람을 보내며 한 말이 있다.[4]
詩云:「王事靡盬,不遑啟處。」東西南北,誰敢寧處?堅事晉楚,以蕃王室也。
“《시경》에 ‘나랏일이 끝이 없어 편히 쉴 겨를이 없다’고 했다. 동서남북으로 다니느라 누가 감히 편히 지내겠는가. 진(晉)나라와 초나라를 굳게 섬겨 왕실을 지키려는 것이다.” 여기서 ‘동서남북’은 사방으로 바삐 오가는 모습을 말한다. 《성어전》도 이 구절을 첫 용례로 든다.[2]
《예기》 〈단궁 상(檀弓上)〉에는 공자가 자기를 ‘동서남북의 사람’이라고 부른 대목이 있다. 공자는 어머니를 아버지와 함께 방(防) 땅에 합장한 뒤 이렇게 말했다.[5]
孔子既得合葬於防,曰:「吾聞之,古也墓而不墳。今丘也,東西南北之人也,不可以弗識也。」於是封之,崇四尺。
“내가 듣기로 옛날에는 무덤을 만들되 봉분은 쌓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나는 동서남북으로 떠도는 사람이니 표시를 해 두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흙을 네 자 높이로 쌓았다. 공자가 먼저 돌아오고 제자들이 뒤에 왔는데, 큰비가 내려 봉분이 무너졌다고 아뢰었다. 공자는 대답하지 않았고, 제자들이 세 번 거듭 아뢰자 “옛날에는 무덤을 손보지 않는다고 들었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5]
이 대목에서 ‘동서남북지인(東西南北之人)’은 ‘한곳에 머물지 못하고 사방을 떠도는 사람’이라는 뜻의 말이 되었다. 《성어전》은 당나라 고적(高適)의 시 〈인일기두이습유(人日寄杜二拾遺)〉의 “부끄럽구나, 그대 동서남북 떠도는 사람이여(愧爾東西南北人)”를 이 말의 용례로 들고, 같은 뜻으로 ‘동서남북객(東西南北客)’도 쓴다고 풀이한다.[6] 일본어 사전이 ‘떠돌아다님’이라는 뜻을 따로 올린 것도 이 쓰임에서 온 것이다.[3]
다만 이것은 ‘동서남북지인’이라는 구절의 쓰임이고, 네 글자 ‘동서남북’ 자체는 글자 뜻 그대로의 방위어이다. 그래서 이 문서에서는 동서남북을 고사성어로 보지 않는다.
조선 후기에는 ‘동서남북’이 붕당(朋黨)의 이름인 동인·서인·남인·북인을 한꺼번에 가리키는 말로도 쓰였다.
- 장애가 나자 동서남북에 흩어진 지사 담당자들이 한꺼번에 상황실 회의에 접속했다.
- 길을 잃은 그는 동서남북도 분간하지 못한 채 한참을 헤맸다.
- 행사 소식이 알려지자 동서남북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 일본 시인 요사노 뎃칸(与謝野鉄幹)의 첫 시가집 제목이 《동서남북(東西南北)》(1896)이다.[9]
- 사방(四方): 동서남북의 네 방향. 또는 여러 곳.
- 사방팔방(四方八方): 여기저기 모든 방향이나 방면.
- 동분서주(東奔西走): 동쪽으로 뛰고 서쪽으로 달림. 사방으로 바삐 돌아다님.
- 동서남북지인(東西南北之人): 《예기》에서 나온 말로, 사방을 떠도는 사람.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동서남북”,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8F%99%EC%84%9C%EB%82%A8%EB%B6%81, 확인날짜=2026-10-03.
- ↑ 2.0 2.1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東西南北”(수정본 참고 자료),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20292, 확인날짜=2026-10-03.
- ↑ 3.0 3.1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東西南北”,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9D%B1%E8%A5%BF%E5%8D%97%E5%8C%97, 확인날짜=2026-10-03.
- ↑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양공(襄公) 29년.
- ↑ 5.0 5.1 《예기(禮記)》 〈단궁 상(檀弓上)〉.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東西南北人”(수정본 참고 자료),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8961, 확인날짜=2026-10-03.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인조실록》 26권, 인조 10년 3월 3일 경자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pa_11003003_001, 확인날짜=2026-10-03.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영조실록》 33권, 영조 9년 3월 6일 정해 2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ua_10903006_002, 확인날짜=2026-10-03.
- ↑ 《일본대백과전서(日本大百科全書)》·《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 “東西南北”,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9D%B1%E8%A5%BF%E5%8D%97%E5%8C%97, 확인날짜=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