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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坊坊曲曲)은 한 군데도 빠짐이 없는 모든 곳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 ‘곡곡(曲曲)’, ‘골골샅샅’, ‘면면촌촌(面面村村)’과 비슷한 말이다.[1]

‘방(坊)’은 동네나 거리의 구획, ‘곡(曲)’은 굽이진 골목이나 구석을 말한다. 두 글자를 겹쳐 ‘동네마다, 굽이마다’라는 뜻을 만들고, 나라 안 어디에나 퍼져 있음을 강조할 때 쓴다. “전국 방방곡곡”, “방방곡곡에 알리다”, “방방곡곡을 누비다”처럼 쓰며, 소식·소문·행사·사람이 널리 퍼지거나 두루 다니는 장면에 잘 어울린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과 일본 코토뱅크의 사전들에는 표제어로 올라 있지 않다.[2] 같은 뜻으로 중국어는 ‘대가소항(大街小巷)’, ‘사면팔방(四面八方)’을, 일본어는 ‘쓰쓰우라우라(津津浦浦)’를 쓴다(아래 다른 언어의 표현).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坊 방 동네, 거리, 마을의 구획 동네마다
坊 방 동네, 거리 (겹쳐 강조)
曲 곡 굽다, 굽이 굽이진 골목, 구석
曲 곡 굽이 (겹쳐 강조)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며, 같은 글자를 겹쳐 ‘모든 ~’의 뜻을 만드는 짜임이다(‘가가호호’와 같은 방식).

네 글자 형태는 남송의 시인 육유(陸游, 1125~1210)의 〈명하편(明河篇)〉에 보인다. 가을밤 은하수 아래 집집마다 다듬이질 소리가 들리는 장면이다.

明河八月轉分明,炯如素練西南傾。年年歲歲見河漢,坊坊曲曲聞碪聲。

[3]

“8월의 은하수는 더욱 또렷하여, 흰 비단처럼 빛나며 서남쪽으로 기운다. 해마다 은하수를 보는데, 거리마다 골목마다 다듬이 소리가 들린다.” 먼 변방에 나간 남편의 겨울옷을 짓느라 다듬이질하는 소리로, 시는 이어서 “님은 만 리 밖에서 싸움에 나갔다(良人萬里事征行)”고 노래한다. 여기서 ‘坊坊曲曲’은 도시의 거리와 골목을 그린 묘사이다.

조선에서 ‘방(坊)’은 서울의 오부(五部)를 다시 나눈 행정 구역 이름이기도 했다.[4] 이 말은 조선 문헌에서 ‘온 동네’, ‘나라 안 구석구석’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조선왕조실록》 원문에서는 9건이 검색되며,[5] 가장 이른 것은 1518년(중종 13) 경연에서 검토관 기준(奇遵)이 한 말이다. 그는 농사를 중히 여겨야 한다면서, 도읍의 제도로는 종루에서 종묘까지만 시전(市廛)인데 “지금은 동네마다 골목마다 저자가 서지 않는 곳이 없다(今則坊坊曲曲無不出市之地)”며 물가가 오르는 까닭을 여기서 찾았다.[6]

그 뒤 관청이 명령을 백성에게 빠짐없이 알리라고 할 때 “坊坊曲曲 詳細知委(동네마다 골목마다 자세히 알려라)” 같은 말을 공문에 자주 썼다. 1636년 강석기(姜碩期)의 계사에는 서울은 한성부, 지방은 감사가 각 부와 고을에 “坊坊曲曲 詳細指諭”하라는 구절이 있다.[7] 김유(金楺)가 연안(延安) 고을의 사민에게 내린 첩문(1707)에도 “坊坊曲曲詳細知委”가 보인다.[8]

근대 잡지에서도 같은 뜻으로 쓰였다. 1927년 2월 《별건곤》 제4호의 투고 안내는 독자들에게 “坊坊曲曲에는 가지각색의 이상 風俗, 야릇한 習慣, 駭怪한 歷史傳說이 만흘 것이다”라며 자기 고장의 이야기를 보내 달라고 했다.[9]

다른 언어의 표현

편집 원본 편집
  • 중국어: ‘대가소항(大街小巷)’은 도시의 큰길과 골목, 곧 거리 곳곳을 말한다.[10] 나라 안 곳곳이라는 뜻으로는 ‘사면팔방(四面八方)’, ‘오호사해(五湖四海)’ 등을 쓴다.
  • 일본어: ‘津津浦浦(つつうらうら)’, 곧 ‘나루마다 포구마다’를 쓴다. 《일본국어대사전》은 14세기 후반의 《태평기(太平記)》를 첫 용례로 든다.[11] 한국어가 ‘동네와 골목’을 든다면 섬나라 일본어는 ‘나루와 포구’를 든다는 점이 대조된다.
  • 보안 패치 배포 공지가 전국 방방곡곡의 지점에 빠짐없이 전달되었는지 확인했다.
  • 공공 와이파이가 방방곡곡에 깔리면서 오히려 가짜 접속점(AP)을 노린 공격도 늘었다.
  • 그는 은퇴 후 자전거로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편집 원본 편집
  • 곡곡(曲曲): 굴곡이 많은 산천이나 길의 굽이굽이. 방방곡곡과 비슷한 뜻으로도 쓴다.[12]
  • 면면촌촌(面面村村), 골골샅샅: 방방곡곡과 비슷한 말.[1]
  • 가가호호(家家戶戶): 집집마다.
  1. ↑ 1.0 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방방곡곡”,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B0%A9%EB%B0%A9%EA%B3%A1%EA%B3%A1, 확인날짜=2026-10-11.
  2.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坊坊曲曲” 검색 결과 없음, https://dict.idioms.moe.edu.tw/, 확인날짜=2026-10-11.
  3. ↑ 육유(陸游), 〈명하편(明河篇)〉, 《검남시고(劍南詩稿)》 권15.
  4.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방(坊)”,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B0%A9, 확인날짜=2026-10-11.
  5.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坊坊曲曲”,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10-11.
  6.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중종실록》 31권, 중종 13년 1월 12일 임자 2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ka_11301012_002, 확인날짜=2026-10-11.
  7. ↑ 강석기(姜碩期), 《월당집(月塘集)》 [병자],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자료ID ITKC_MO_0323A_0050_010_0060, https://db.itkc.or.kr/dir/node?dataId=ITKC_MO_0323A_0050_010_0060, 확인날짜=2026-10-11.
  8. ↑ 김유(金楺), 〈연안조유경내사민첩문(延安條諭境內士民帖文) 정해〉, 《검재집(儉齋集)》,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자료ID ITKC_MO_0942A_0290_010_0140, https://db.itkc.or.kr/dir/node?dataId=ITKC_MO_0942A_0290_010_0140, 확인날짜=2026-10-11.
  9. ↑ “投稿歡迎”, 《별건곤》 제4호,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근현대잡지자료, https://db.history.go.kr/modern/level.do?levelId=ma_015_0040_0241, 확인날짜=2026-10-11.
  10.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大街小巷”,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3569, 확인날짜=2026-10-11.
  11.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 “津津浦浦”,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B4%A5%E6%B4%A5%E6%B5%A6%E6%B5%A6, 확인날짜=2026-10-11.
  1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곡곡”,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3%A1%EA%B3%A1, 확인날짜=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