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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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불사(不老不死)는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음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늙지 않음(不老)’과 ‘죽지 않음(不死)’을 나란히 놓은 말로, 젊음을 잃지 않은 채 영원히 사는 상태를 가리킨다. 옛 중국의 신선 사상에서 신선이 누린다고 믿은 경지이자, 진시황 이래 많은 권력자가 좇은 꿈을 나타내는 말로 쓰인다. 오늘날에는 신화·판타지 작품 속 존재의 성질이나, 노화 연구가 지향하는 목표를 말할 때도 쓴다.
중국어(不老不死, bùlǎo bùsǐ)와 일본어(不老不死, ふろうふし)에서도 같은 뜻으로 쓴다. 일본의 《디지털 다이지센》은 이 말을 “중국인의 전통적인 생명관의 하나”라고 설명한다.[2]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은 아니지만, 이른 용례로 《열자(列子)》 〈탕문(湯問)〉의 신산(神山) 이야기가 자주 꼽힌다. 은나라 탕왕의 물음에 하혁(夏革)이 바다 끝의 세계를 설명하는 대목이다.[2]
渤海之東不知幾億萬里,有大壑焉,實惟無底之谷,其下無底,名曰歸墟。……其中有五山焉:一曰岱輿,二曰員嶠,三曰方壺,四曰瀛洲,五曰蓬萊。……其上臺觀皆金玉,其上禽獸皆純縞。珠玕之樹皆叢生,華實皆有滋味,食之皆不老不死。所居之人皆仙聖之種,一日一夕飛相往來者,不可數焉。
“발해 동쪽 몇억만 리인지 모를 곳에 큰 골짜기가 있는데, 바닥이 없는 골짜기로 귀허(歸墟)라고 한다. …… 그 안에 다섯 산이 있으니 대여·원교·방호·영주·봉래이다. …… 산 위의 누대는 모두 금과 옥이고, 짐승은 모두 흰색이다. 구슬 같은 나무들이 무리 지어 자라는데 꽃과 열매가 모두 맛이 있어, 그것을 먹으면 누구나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 그곳에 사는 사람은 모두 신선과 성인의 무리로, 하루 낮 하루 밤 사이에 날아서 오가는 이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야기는 이어서, 다섯 산이 뿌리 없이 물결에 떠다니자 천제가 거대한 자라 열다섯 마리에게 머리로 떠받치게 했으나, 용백국(龍伯國)의 거인이 자라 여섯 마리를 낚아 가는 바람에 대여와 원교 두 산이 북극으로 떠내려가 바다에 가라앉았다고 전한다.
《사기(史記)》 〈진시황본기(秦始皇本紀)〉에는 제나라 사람 서불(徐巿)이 바다 가운데 봉래·방장·영주라는 세 신산이 있고 신선이 산다고 글을 올리자, 진시황이 동남동녀 수천 명을 딸려 바다로 보냈다는 기록이 있다. 진시황은 또 한종(韓終)·후공(侯公)·석생(石生)에게 “신선의 불사약(僊人不死之藥)”을 구해 오게 했으나 끝내 얻지 못했다.[4]
동진의 갈홍(葛洪)은 《포박자(抱朴子)》에서 “신선의 법이 세속 사람과 다른 까닭은 바로 늙지도 죽지도 않는 것을 귀하게 여기기 때문이다(正以不老不死為貴耳)”라고 했다. 불교 경전에도 이 말이 쓰였다.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약왕보살본사품(藥王菩薩本事品)〉은 이 경이 사람들의 병을 고치는 좋은 약이어서 “병든 사람이 이 경을 들으면 병이 곧 사라지고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病即消滅,不老不死)”고 했고, 《대반열반경》은 여래를 “나지도 멸하지도 않고,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不生不滅,不老不死)”고 설명했다.[5] 도교에서 몸이 늙지 않고 오래 사는 것을 뜻했다면, 불교 경전에서는 생사를 벗어난 깨달음의 경지를 비유하는 말로 쓰인 셈이다.
- 진시황이 끝내 이루지 못한 불로불사의 꿈은 오늘날 노화 연구로 이름을 바꾸어 이어지고 있다.
- 판타지 소설에는 불로불사의 몸을 얻고도 외로움에 시달리는 인물이 자주 등장한다.
- 한 번 구축하면 영원히 돌아가는 불로불사의 시스템은 없으니, 장비 교체 주기를 처음부터 예산에 반영해야 한다.
- 《세계대백과사전》은 “불로와 불사는 반드시 같은 문제가 아니다”라며, 늙은 채로 영원히 사는 불사도 있고, 회춘하거나 죽음의 시련을 거쳐 늙지 않음을 얻는 경우도 있다고 구별한다.[2] 같은 사전은 일본의 《다케토리 이야기(竹取物語)》에서 하늘 사람이 남긴 불사의 약을 ‘후지(ふし)’산에서 태워 버리는 결말을 들어, 일본에서는 지나친 장수를 오히려 바라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한다.[2]
- 작은 해파리 투리토프시스 도르니(Turritopsis dohrnii)는 다치거나 굶주리거나 늙으면 어린 단계인 폴립으로 되돌아가 다시 자라는 일을 되풀이할 수 있어 ‘불사의 해파리’라고 불린다. 다만 잡아먹히거나 병에 걸리면 죽는다.[7]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불로불사”,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B6%88%EB%A1%9C%EB%B6%88%EC%82%AC, 확인날짜=2026-10-03.
- ↑ 2.0 2.1 2.2 2.3 2.4 《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개정신판 세계대백과사전(改訂新版 世界大百科事典)》, “不老不死”,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4%B8%8D%E8%80%81%E4%B8%8D%E6%AD%BB, 확인날짜=2026-10-03.
- ↑ 《열자(列子)》 권5 〈탕문(湯問)〉.
- ↑ 사마천, 《사기》 권6 〈진시황본기(秦始皇本紀)〉.
- ↑ 구마라집 역, 《묘법연화경》 권6 〈약왕보살본사품〉; 담무참 역, 《대반열반경》 권5.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장생불사”,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E%A5%EC%83%9D%EB%B6%88%EC%82%AC, 확인날짜=2026-10-03.
- ↑ 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 “The ‘Immortal’ Jellyfish That Resets When Damaged”, https://www.amnh.org/explore/news-blogs/immortal-jellyfish, 확인날짜=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