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기양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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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양양(意氣揚揚)은 뜻한 바를 이루어 만족한 마음이 얼굴에 나타난 모양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실린 제(齊)나라 재상 안영(晏嬰)의 마부 이야기에서 나온 말이다.
‘의기(意氣)’는 마음과 기세, ‘양양(揚揚)’은 높이 들날리는 모양이다. 일이 뜻대로 되어 기세가 오르고 스스로 흡족해하는 모습을 가리키며, “의기양양하게 개선했다”, “의기양양한 표정”처럼 쓴다. 기뻐서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을 그대로 묘사할 때도 쓰지만, 출전 이야기의 마부처럼 대단치 않은 일로 우쭐대는 모습을 꼬집는 뜻으로 쓰는 경우도 많다.
중국어에서도 ‘意氣揚揚’ 또는 ‘意氣洋洋’이라고 쓰며,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은 “스스로 만족하고 뽐내는 모양”으로 풀이한다.[2][3] 일본어에서도 ‘意気揚揚(いきようよう)’이라고 하여 널리 쓴다.[4]
《사기》 권62 〈관안열전(管晏列傳)〉의 안자(晏子, 안영) 부분 끝에 실린 이야기다.[5]
晏子為齊相,出,其御之妻從門閒而闚其夫。其夫為相御,擁大蓋,策駟馬,意氣揚揚甚自得也。既而歸,其妻請去。夫問其故。妻曰:「晏子長不滿六尺,身相齊國,名顯諸侯。今者妾觀其出,志念深矣,常有以自下者。今子長八尺,乃為人仆御,然子之意自以為足,妾是以求去也。」其後夫自抑損。晏子怪而問之,御以實對。晏子薦以為大夫。
“안자가 제나라 재상일 때 외출을 하는데, 그의 마부의 아내가 문틈으로 남편을 엿보았다. 남편은 재상의 수레를 몰면서 큰 일산을 받쳐 들고 네 필 말에 채찍질을 하며 의기양양하여 몹시 스스로 만족해했다. 남편이 돌아오자 아내는 떠나겠다고 했다. 남편이 까닭을 묻자 아내가 말했다. ‘안자는 키가 여섯 자도 안 되지만 몸은 제나라 재상이고 이름은 제후들 사이에 드러나 있습니다. 오늘 제가 그분이 나가시는 모습을 보니 생각이 깊고 늘 스스로를 낮추는 태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키가 여덟 자나 되면서 남의 마부 노릇을 하고 있는데도 스스로 만족해하니, 그래서 떠나려는 것입니다.’ 그 뒤로 남편은 스스로 몸을 낮추었다. 안자가 이상히 여겨 묻자 마부는 사실대로 대답했고, 안자는 그를 대부(大夫)로 천거했다.”
마부가 뽐낸 것은 자기 힘으로 얻은 자리가 아니라 남의 수레를 모는 일이었다. 그래서 이 말은 처음부터 ‘분수를 모르고 우쭐대는 모습’이라는 꾸짖음의 뉘앙스를 함께 지니고 있다. 이야기의 중심은 아내의 말을 듣고 곧바로 자신을 고친 마부, 그리고 그 변화를 알아보고 벼슬을 준 안자의 안목이다.
사마천은 이 열전의 논평에서 “만약 안자가 지금 살아 있다면, 나는 그를 위해 채찍을 잡는 마부가 되더라도 기꺼이 흠모하겠다(假令晏子而在,余雖為之執鞭,所忻慕焉)”고 했다.[5] 마부 이야기를 받아 안자를 향한 존경을 ‘채찍을 잡는 일’로 나타낸 것이다.
같은 이야기가 《안자춘추(晏子春秋)》 권5 〈내편 잡상(內篇雜上)〉에도 “안자의 마부가 아내의 말에 느껴 스스로 몸을 낮추니 안자가 대부로 천거하다(晏子之御感妻言而自抑損晏子薦以為大夫)”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으며, 문장도 “意氣揚揚,甚自得也”로 《사기》와 거의 같다.[6] 사마천은 논평에서 《안자춘추》를 읽었다고 밝혔다.[5]
고려 말 이색(李穡)은 시 〈즉사(卽事)〉에서 “의기양양함이 지나치지 않게 하라, 바깥 사물이 나를 어찌하겠는가(莫令意氣揚揚甚,外物由來奈我何)”라고 읊었다.[7] 《사기》의 ‘意氣揚揚甚自得’을 그대로 떠올리게 하는 구절이다.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意氣揚揚’이 7건 나온다.[8] 가장 이른 1605년(선조 38년) 기사에서 사헌부는, 명나라 장수를 따라다니는 의주의 소통사(小通事)들이 “일단 그 행차에 끼면 의기양양하여 거리낌이 없어져서, 수령을 욕보이고 아전과 백성을 때리며 뇌물을 요구한다(一入其行,意氣揚揚,無復顧忌,折辱守宰,歐打吏民,需索人情)”며 처벌을 청했다.[9] 남의 위세를 등에 업고 우쭐대는 모습이라는 점에서 《사기》의 마부와 닮았다.
| 한자 | 음 | 기본 의미 | 성어 안의 의미 |
|---|---|---|---|
| 意 | 의 | 뜻 | 마음, 생각 |
| 氣 | 기 | 기운 | 기세 |
| 揚 | 양 | 날리다, 오르다 | 높이 오르다 |
| 揚 | 양 | 날리다, 오르다 | (겹쳐 써서) 기세가 드높은 모양 |
- 첫 버그 바운티 상금을 받은 신입 연구원은 의기양양하게 보고서를 팀 채널에 올렸다.
- 경쟁 입찰에서 이긴 영업팀이 의기양양한 얼굴로 사무실에 돌아왔다.
- 한 판 이겼다고 의기양양하던 동생은 다음 판에서 크게 졌다.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의기양양”,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D%98%EA%B8%B0%EC%96%91%EC%96%91, 확인날짜=2026-09-27.
- ↑ 2.0 2.1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意氣揚揚”,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8109, 확인날짜=2026-09-27.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意氣洋洋”,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5105, 확인날짜=2026-09-27.
- ↑ 4.0 4.1 《디지털 대사천(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意気揚揚”,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84%8F%E6%B0%97%E6%8F%9A%E6%8F%9A, 확인날짜=2026-09-27.
- ↑ 5.0 5.1 5.2 사마천, 《사기》 권62 〈관안열전(管晏列傳)〉.
- ↑ 《안자춘추(晏子春秋)》 권5 〈내편 잡상(內篇雜上)〉 제25장.
- ↑ 이색(李穡), 〈즉사(卽事)〉, 《목은시고(牧隱詩藁)》 권8,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자료ID ITKC_MO_0020A_0150_010_0440, https://db.itkc.or.kr/dir/node?dataId=ITKC_MO_0020A_0150_010_0440, 확인날짜=2026-09-27.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意氣揚揚”(7건),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09-27.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선조실록》 185권, 선조 38년 3월 17일, https://sillok.history.go.kr/id/wna_13803017_003, 확인날짜=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