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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천금(一字千金)은 글자 하나의 값이 천금에 이른다는 뜻으로, 글씨나 문장이 아주 훌륭함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진(秦)나라 재상 여불위(呂不韋)가 《여씨춘추(呂氏春秋)》를 펴내고 한 글자라도 고칠 수 있는 사람에게 천금을 주겠다고 내건 일에서 나왔다.

군더더기 없이 다듬어져 한 글자도 더하거나 뺄 수 없는 글, 또는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한 글씨를 칭찬할 때 쓴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뜻을 셋으로 나누어 ① 문장이 정확하고 짜임이 빈틈없음, ② 가치가 매우 높은 작품, ③ 서예에서 한 글자의 값이 천금에 이름으로 풀이한다.[2]

중국어에서도 一字千金(yī zì qiān jīn)이라 하고, 일본어에서도 一字千金(いちじせんきん)이라 한다. 일본어에서는 여기에 더해 ‘스승에게 입은 두터운 은혜’라는 뜻이 있다(아래 ‘다른 언어의 표현’).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一 일 하나 한
字 자 글자 글자
千 천 천 천
金 금 쇠, 금 돈의 단위(금 한 근). 큰돈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 권85 〈여불위 열전(呂不韋列傳)〉에 나온다.[3]

當是時,魏有信陵君,楚有春申君,趙有平原君,齊有孟嘗君,皆下士喜賓客以相傾。呂不韋以秦之彊,羞不如,亦招致士,厚遇之,至食客三千人。是時諸侯多辯士,如荀卿之徒,著書布天下。呂不韋乃使其客人人著所聞,集論以為八覽、六論、十二紀,二十餘萬言。以為備天地萬物古今之事,號曰呂氏春秋。布咸陽市門,懸千金其上,延諸侯游士賓客有能增損一字者予千金。

이때 위나라에는 신릉군, 초나라에는 춘신군, 조나라에는 평원군, 제나라에는 맹상군이 있어 모두 몸을 낮추어 선비를 모으고 손님을 좋아하며 서로 다투었다. 여불위는 강한 진나라의 재상으로서 이들만 못한 것을 부끄럽게 여겨 선비를 불러 후하게 대접하니 식객이 3천 명에 이르렀다. 그는 식객들에게 각자 들은 것을 쓰게 하여 팔람(八覽)·육론(六論)·십이기(十二紀), 20여만 자로 엮고, 천지 만물과 고금의 일을 모두 갖추었다며 《여씨춘추》라 이름 지었다. 그러고는 이 책을 도읍 함양(咸陽)의 저잣거리 문에 펼쳐 놓고 그 위에 천금을 걸어, 제후국의 유세객과 빈객 가운데 한 글자라도 더하거나 뺄 수 있는 사람에게는 천금을 주겠다고 했다.[3]

원문에는 실제로 고친 사람이 있었는지가 적혀 있지 않다. 《성어전》은 여불위의 권세가 워낙 커서 아무도 나서지 않았고, 이 일로 여불위와 《여씨춘추》의 이름이 천하에 알려졌다고 해설한다.[2] 원문의 ‘천금’은 금 천 근이라는 큰 상금을 말한다.

성어로 굳어진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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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사를 문장 평가의 말로 처음 쓴 예로는 남조 양나라 종영(鍾嶸)의 《시품(詩品)》이 꼽힌다. 종영은 작자를 알 수 없는 한나라 고시(古詩)를 평하면서 이렇게 말했다.[4]

其體源出於《國風》。陸機所擬十四首,文溫以麗,意悲而遠,驚心動魄,可謂幾乎一字千金!

“그 체제는 《시경》 〈국풍〉에서 나왔다. 육기(陸機)가 본떠 지은 열네 수는 글이 따뜻하고 고우며 뜻이 슬프고 깊어 마음을 놀라게 하고 넋을 뒤흔드니, 거의 한 글자가 천금이라 할 만하다.” 《성어전》이 인용한 본에는 ‘열두 수(十二首)’로 되어 있다.[2] 오늘날 고시십구수를 ‘경심동백(驚心動魄)’, ‘일자천금’이라 기리는 말은 이 평에서 비롯되었다.

당나라 때는 최융(崔融)이 〈숭산계모묘비(嵩山啟母廟碑)〉에서 “진나라 재상의 일자천금(秦相之一字千金)”이라 하여 여불위의 고사를 그대로 가리켰고,[5] 한굉(韓翃)은 시에서 “글자 하나가 천금만큼 무겁다(一字重千金)”고 했다.[2] 두보(杜甫)는 〈이조팔분소전가(李潮八分小篆歌)〉에서 이조의 팔분서를 두고 “글자 하나가 백금 값(一字直百金)”이라 했는데, 이 구절은 판본에 따라 ‘천금’으로도 전한다. 《성어전》은 ‘일자백금(一字百金)’을 일자천금과 같은 말로 싣고 이 구절을 예로 든다.[2]

다른 언어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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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어: 위의 세 가지 뜻으로 쓰며, 비슷한 말로 자자주기(字字珠璣, 글자마다 구슬), 금장옥구(金章玉句)를, 반대말로 여명견폐(驢鳴犬吠, 나귀 울음과 개 짖는 소리처럼 형편없는 글)를 든다.[2]
  • 일본어: 《일본국어대사전》은 ① 한 글자에 천금의 값이 있을 만큼 시문이나 필적이 귀함, ② 스승의 은혜가 두터움의 두 뜻을 싣는다. ①의 첫 용례로 오에노 마사히라(大江匡衡)의 《강리부집(江吏部集)》(1010~1011년 무렵), ②의 첫 용례로 《본조문수(本朝文粋)》(1060년 무렵)에 실린 오에노 마사히라의 글을 든다. 무로마치 시대 말의 《오토기조시》 〈온조시시마와타리(御曹子島渡)〉에는 “일자천금의 이치, 스승의 은혜는 칠백 년이라 하였다”는 구절이 있다.[6]

한국 문헌의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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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一字千金’이 보이지 않지만, 조선 문인의 문집에는 자주 나온다. 김안국(金安國)은 승려 학능(學能)의 시축에 김시습(金時習)의 친필이 있는 것을 보고 “세상에 남은 그의 먹 자국은 한 글자가 천금과 같다(人間得餘墨,一字千金同)”고 읊었다.[7] 멀리서 온 편지를 반기며 “한 글자가 천금(一字千金)”이라 하는 것도 조선 문인의 편지에서 흔히 보이는 쓰임이다.[8]

  • 그 기술 문서는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어 그야말로 일자천금이었다.
  • 짧은 커밋 메시지 한 줄이 장애 원인을 정확히 짚고 있어, 동료들은 일자천금의 메시지라며 웃었다.
  • 추사의 글씨 한 점이 경매에서 높은 값에 팔리자 일자천금이라는 말이 실감 났다.
  • 청나라 원매(袁枚)의 《자불어(子不語)》 권21에는 ‘일자천금 일해만금(一字千金一咳萬金)’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현령이 보고서에 “조금도 의심할 것이 없다(毫無疑義)”고 썼다가 상관의 노여움을 사 “의심할 것이 없는 듯하다(似無疑義)”로 고쳐 겨우 통과시켰는데 오가는 경비와 뒷돈으로 천금이 들었고, 또 다른 현령은 순무 앞에서 기침을 한 번 했다가 불경죄로 몰려 만금을 바치고서야 풀려났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이를 두고 “한 글자에 천금, 기침 한 번에 만금”이라 했다고 한다. 성어를 비틀어 관리 사회의 부패를 꼬집은 예이다.[9]
  • 대만 공공텔레비전(公視)에는 한자 쓰기를 겨루는 퀴즈 프로그램 《일자천금(一字千金)》이 있다. 진행자 쩡궈청(曾國城)은 이 프로그램으로 2023년 제58회 금종장(金鐘獎)에서 최우수 퀴즈·리얼리티 프로그램 진행자상을 받았다.[10]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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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자백금(一字百金): 같은 뜻이다.[2]
  • 자자주기(字字珠璣): 글자마다 구슬이라는 뜻으로, 《성어전》이 비슷한 말로 든다.[2]
  • 낙양지가(洛陽紙價): 책이 잘 팔려 낙양의 종이 값이 오름.
  • 일자지사(一字之師): 글자 하나를 고쳐 준 스승. 당나라 정곡(鄭谷)이 승려 제기(齊己)의 시 “어젯밤 몇 가지에 꽃이 피었네(數枝開)”를 “한 가지(一枝)”로 고쳐 주자 제기가 절을 했다는 고사가 널리 알려져 있다.[11]
  • 반대 의미: 여명견폐(驢鳴犬吠): 형편없는 글.[2]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일자천금”,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D%BC%EC%9E%90%EC%B2%9C%EA%B8%88, 확인날짜=2026-10-10.
  2. ↑ 2.0 2.1 2.2 2.3 2.4 2.5 2.6 2.7 2.8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一字千金”,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520, 확인날짜=2026-10-10.
  3. ↑ 3.0 3.1 사마천, 《사기(史記)》 권85 〈여불위 열전(呂不韋列傳)〉.
  4. ↑ 종영(鍾嶸), 《시품(詩品)》 권상 〈고시(古詩)〉.
  5. ↑ 최융(崔融), 〈숭산계모묘비(嵩山啟母廟碑)〉, 《전당문(全唐文)》 권220.
  6.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디지털 대사천(デジタル大辞泉)》, “一字千金”,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4%B8%80%E5%AD%97%E5%8D%83%E9%87%91, 확인날짜=2026-10-10.
  7.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김안국, 《모재집(慕齋集)》 〈제승학능시축(題僧學能詩軸)〉,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108A_0040_010_1790, 확인날짜=2026-10-10.
  8.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서사원, 《낙재집(樂齋集)》 〈정우복 경세에게 보낸 편지(鄭愚伏經世書)〉,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717A_0120_010_0070, 확인날짜=2026-10-10.
  9. ↑ 원매(袁枚), 《자불어(子不語)》 권21 〈일자천금 일해만금(一字千金一咳萬金)〉.
  10. ↑ NOWnews, “金鐘58/曾國城遭吳宗憲酸主持輕鬆 變臉回嗆:沒什麽好不服氣!”, 2023-10-21, https://www.nownews.com/news/6284893, 확인날짜=2026-10-10.
  11. ↑ 《디지털 대사천(デジタル大辞泉)》·《고사성어를 아는 사전(故事成語を知る辞典)》, “一字の師”,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4%B8%80%E5%AD%97%E3%81%AE%E5%B8%AB, 확인날짜=2026-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