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성찬
더 많은 작업
진수성찬(珍羞盛饌)은 푸짐하게 잘 차린 맛있는 음식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귀하고 맛있는 음식(珍羞)과 성대하게 차린 반찬(盛饌)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두 글자씩은 일찍부터 쓰였다. ‘성찬’은 《논어》 〈향당(鄕黨)〉에서 공자의 몸가짐을 기록한 대목에 “성대한 음식을 대접받으면 반드시 얼굴빛을 바로하고 일어섰다(有盛饌,必變色而作)”라는 구절이 있다.[6] ‘진수’는 후한 장형(張衡)의 〈남도부(南都賦)〉가 남양(南陽)의 잔치 자리를 그리며 “구슬 같은 진귀한 음식이 둥근 그릇 모난 그릇에 넘친다(珍羞琅玕,充溢圓方)”라고 한 구절 등에 보인다.[7]
나무위키 등에는 진수성찬이 〈남도부〉에 나오는 말이라고 소개하는 경우가 있으나, 〈남도부〉에 나오는 것은 ‘진수’ 두 글자이고 네 글자 ‘진수성찬’은 보이지 않는다.
네 글자 형태의 이른 예는 북송 사마광(司馬光)의 《서의(書儀)》이다. 상례(喪禮)를 다룬 대목에서 부모의 상중에는 술과 고기를 삼가되, 병이 날 지경이면 고깃국물이나 고기 약간으로 입맛을 돋울 수 있다고 한 뒤 이렇게 덧붙였다.
不可恣食珍羞盛饌及與人宴樂。是則雖被衰麻,其實不行喪也。
“진수성찬을 마음대로 먹거나 남과 잔치를 벌이며 즐겨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면 비록 상복을 입었더라도 실제로는 상을 치르지 않는 것이다.” 이 대목은 주희(朱熹)가 엮은 《소학(小學)》 〈가언(嘉言)〉에도 실려 조선 선비들에게 널리 읽혔다. 처음에는 상중에 삼가야 할 사치스러운 음식이라는 맥락에서 쓰인 셈이다.
《소학》을 통해 이 말은 조선에서 상례를 논할 때 자주 인용되었다. 정도전(鄭道傳)은 《조선경국전(朝鮮經國典)》 〈예전(禮典)〉에서 불교식으로 치르는 당시 상례를 비판하며 “초상이 나고 장사도 지내기 전에 진수성찬이 어지럽게 차려지고 종과 북 소리가 시끄럽다(初喪未葬。珍羞盛饌之狼藉。鐘鼓之喧轟)”라고 했다.[9]
《광해군일기》에는 광해군의 총애를 받던 이충(李冲)이 날마다 은 네 냥을 들여 진수성찬을 만들어 바쳤고, 왕은 이충의 음식이 아니면 먹지 않았다는 사관의 평이 실려 있다(日費四兩銀,爲珍羞盛饌,以爲進供,王非李冲之饌則不食).[10]
- 출시 기념 회식은 진수성찬이었지만, 다음 날 아침 장애 알림에 다들 제대로 먹은 것 같지도 않았다.
- 할머니는 손주들이 온다는 소식에 진수성찬을 차려 놓고 기다리셨다.
- 진수성찬이 아니어도 함께 먹는 밥이 가장 맛있다.
- 한나라와 초나라가 다투던 때, 진평(陳平)이 항우의 사신을 맞아 처음에는 성대한 상(太牢具)을 내오다가 사신을 보고는 “아보(亞父, 범증)의 사신인 줄 알았더니 항왕의 사신이로구나” 하며 짐짓 놀라 거친 음식(惡草具)으로 바꿔 내놓은 이야기가 있다. 이 일로 항우는 범증을 의심하게 되었다. 잘 차린 음식을 이간책에 쓴 일화로 흔히 함께 소개된다.[11]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진수성찬”,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A7%84%EC%88%98%EC%84%B1%EC%B0%AC, 확인날짜=2026-10-01.
- ↑ 《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珍羞”,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7%8F%8D%E7%BE%9E, 확인날짜=2026-10-01.
-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盛饌”,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7%9B%9B%E9%A5%8C, 확인날짜=2026-10-01.
- ↑ 漢典, “珍馐美馔”, https://www.zdic.net/hans/%E7%8F%8D%E9%A6%90%E7%BE%8E%E9%A6%94, 확인날짜=2026-10-01.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珍羞美味”,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4638, 확인날짜=2026-10-01.
- ↑ 《논어》 〈향당(鄕黨)〉.
- ↑ 장형(張衡), 〈남도부(南都賦)〉, 《문선(文選)》 수록.
- ↑ 사마광(司馬光), 《서의(書儀)》 권6.
- ↑ 정도전(鄭道傳), 《조선경국전(朝鮮經國典)》 〈예전(禮典)〉, 《삼봉집(三峯集)》 권7.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일기[중초본]》 34권, 광해 7년 12월 21일 계해 3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oa_10712021_003, 확인날짜=2026-10-01.
- ↑ 사마천(司馬遷), 《사기(史記)》 권56 〈진승상세가(陳丞相世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