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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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ttention economy; 관심 경제
- 사람의 관심(주의력)을 희소한 자원으로 보고, 그것을 차지하려는 경쟁으로 경제 현상을 설명하는 관점
관심 경제(Attention economy)는 정보는 넘치고 사람이 기울일 수 있는 관심은 한정돼 있다는 데서 출발해, 관심을 돈처럼 모으고 쓰고 사고파는 자원으로 보는 관점이다. 주의력 경제, 주목 경제, 어텐션 이코노미로도 옮긴다. 경제학 쪽에서는 관심을 희소 자원으로 놓고 정보 관리 문제를 푸는 접근(attention economics)을 가리키고, 언론과 플랫폼 비판 담론에서는 광고로 돈을 버는 기업이 이용자의 시간과 시선을 최대한 오래 붙잡으려는 유인 구조를 가리키는 말로 더 자주 쓰인다.
검색 엔진, 소셜 미디어, 동영상 플랫폼처럼 이용료를 받지 않고 광고로 수익을 내는 서비스에서는 이용자가 머문 시간과 반응(engagement)이 곧 매출로 이어진다. 그래서 추천 시스템, 무한 스크롤, 자동 재생, 알림 같은 설계가 관심 경제를 이야기할 때 함께 거론된다. 2025년에는 호주 매쿼리 사전(Macquarie Dictionary)의 올해의 단어 최종 후보에 올라 독자 투표 부문 차점(honourable mention)을 받았다.[1]
관심을 희소 자원으로 본 출발점으로는 흔히 경제학자이자 인지과학자인 허버트 사이먼(Herbert A. Simon)이 꼽힌다. 사이먼은 컴퓨터와 통신을 주제로 한 강연 시리즈에서 「정보가 풍부한 세계를 위한 조직 설계」(Designing Organizations for an Information-Rich World)를 발표했고, 이 강연과 토론은 마틴 그린버거(Martin Greenberger)가 엮은 『Computers, Communications, and the Public Interest』(존스 홉킨스 대학 출판부, 1971)에 실렸다.[2] 이 글의 「관심의 희소성」(The Scarcity of Attention) 대목에서 사이먼은 정보가 소비하는 것은 받는 사람의 관심이므로 정보가 넘치면 관심이 모자라게 되고, 넘치는 정보원 사이에 관심을 효율적으로 나눠야 할 필요가 생긴다고 정리했다.[2] 그는 정보 시스템 설계자들이 문제를 "정보 부족"으로 잘못 보고 정보를 더 많이 주는 시스템만 만든다고 지적하며, 필요한 것은 덜 중요한 정보를 걸러 주는 시스템이라고 보았다.[2] 사이먼은 197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3]
"attention economy"라는 말을 널리 퍼뜨린 사람으로는 마이클 골드하버(Michael H. Goldhaber)가 꼽힌다. 골드하버는 1997년 4월 온라인 학술지 『퍼스트 먼데이』(First Monday)에 「관심 경제와 넷」(The Attention Economy and the Net)을 실어, 웹이 생활의 중심이 되면 그 공간에 맞는 경제 법칙이 필요하고 그 중심에는 물질이 아니라 관심이 있다고 주장했다.[4] 같은 해 12월에는 『와이어드』에 새 경제가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관심이라는 글을 실었다.[5]
독일의 게오르크 프랑크(Georg Franck)도 같은 시기에 "관심의 경제"를 이론화했다. 그는 관심이 물질적 부보다 더 바라는 대상이 되었고, 미디어가 대규모로 관심을 모아 되파는 방식으로 이 경제를 산업화했다고 보았다. 영어판 글은 1999년 12월 독일 온라인 매체 『텔레폴리스』에 실렸고, 원래는 독일어 잡지 『메르쿠어』(Merkur)에 먼저 발표됐다.[6]
경영학 쪽에서는 토머스 데이븐포트(Thomas H. Davenport)와 존 벡(John C. Beck)이 2001년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판부에서 『The Attention Economy: Understanding the New Currency of Business』를 냈다.[7] 이 책은 2006년 『관심의 경제학』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번역됐다(21세기북스).[8]
광고 기반 서비스에서 이용자는 돈 대신 시간과 관심을 낸다. 서비스는 그 관심을 광고주에게 판다. 이 구조에서는 이용자가 더 오래 머물고 더 자주 돌아올수록 수익이 커지므로, 서비스는 체류 시간, 일일 활성 이용자 수, 클릭·좋아요·댓글 같은 참여 지표를 핵심 성과로 삼는다.
케빈 켈리(Kevin Kelly)는 2008년 글 「Better Than Free」에서 복제가 공짜가 된 디지털 환경에서도 돈을 받을 수 있는 가치로 즉시성, 개인화, 해석, 진품 보증, 접근성, 체화(실물·공연), 후원, 찾기 쉬움(findability)의 여덟 가지를 들었다. 마지막 찾기 쉬움은 수많은 작품이 관심을 다투는 상황에서 발견되는 것 자체가 가치라는 뜻으로, 관심 경제와 직접 이어진다.[10]
| 개념 | 무엇에 초점을 두나 | 관심 경제와의 관계 |
|---|---|---|
| 정보 경제 | 정보의 생산·유통·가격 | 사이먼은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는 정보가 아니라 관심이 희소하다고 보아 초점을 옮겼다. |
| 감시 자본주의 | 개인 행동 데이터를 모아 예측 상품으로 파는 축적 논리 | 관심을 붙잡는 일과 데이터를 뽑아내는 일이 같은 광고 사업 안에서 맞물린다. |
| 엔시티피케이션 | 플랫폼이 이용자, 판매자 순으로 가치를 빼앗으며 나빠지는 과정 | 관심을 독점한 플랫폼이 광고와 수수료로 그 관심을 현금화하는 단계를 다룬다. |
| 의도 경제(intention economy) | 이용자가 무엇을 하려는지(구매 의도)를 중심에 두는 시장 | 관심을 끄는 경쟁 대신 이용자의 의도를 읽고 맞추는 쪽으로 무게를 옮기자는 대안 개념으로 쓰인다. |
| 다크 패턴 | 이용자를 속이거나 유도하는 화면 설계 | 관심을 붙잡고 이탈을 막는 데 쓰이는 구체적 기법의 일부다. |
- 광고 수익과 체류 시간: 2010년대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광고 기술이 함께 커지면서 관심 경제형 사업 모델이 크게 자랐다는 평가가 많다. 유엔 경제학자 네트워크(UN Economist Network)는 보고서에서 사이먼이 정보 과부하를 경제 문제로 규정했고, 인터넷으로 콘텐츠 공급이 넘치면서 관심이 정보 소비의 제약 요인이 되었다고 정리했다.[11]
- 인간적 기술 센터: 구글에서 디자인 윤리 담당으로 일했던 트리스탄 해리스(Tristan Harris)는 아자 래스킨(Aza Raskin), 랜디마 페르난도(Randima Fernando)와 함께 2018년 인간적 기술 센터(Center for Humane Technology)를 세워 관심을 수확하는 설계를 비판해 왔다.[12] 이들이 출연한 2020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The Social Dilemma)는 참여를 극대화하는 알고리즘을 대중에게 알린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 관심을 다룬 책: 팀 우(Tim Wu)는 2016년 『The Attention Merchants』에서 광고 산업이 사람들의 관심을 모아 되팔아 온 역사를 다뤘다.[13] 이 책은 2019년 『주목하지 않을 권리』(안진환 옮김, 알키)로 번역됐다.[14] 제니 오델(Jenny Odell)의 2019년 책 『How to Do Nothing: Resisting the Attention Economy』는 부제부터 관심 경제에 대한 저항을 내걸었고, 국내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으로 나왔다.[15]
- 관심 도둑질: 동의하지 않은 사람의 관심을 대가 없이 가져가는 광고를 팀 우는 "관심 도둑질"(attention theft)이라 불렀다. 주유소 주유기 화면, 병원 대기실의 표적 광고 화면, 사무실 승강기 화면, 택시 안 TV처럼 자리를 뜰 수 없는 사람에게 보여 주는 광고가 그가 든 예다.[16]
한국어 표기는 관심 경제, 주의력 경제, 주목 경제, 음역한 어텐션 이코노미가 함께 쓰인다. 언론은 "어텐션 이코노미"라고 쓰고 "관심 경제·주의력 경제·주목 경제로 번역한다"고 풀어 주는 경우가 많다.[17] 번역어 가운데서는 "관심 경제"가 가장 흔하다. 2006년 번역서 제목 『관심의 경제학』이 이 계열 번역을 일찍 보여 준다.[8] 학계에서도 국내 검색·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경쟁 구조를 관심 경제 관점에서 분석한 논문이 나왔다. 김성환(아주대)은 2023년 『산업조직연구』에 실린 논문에서 구글·유튜브, 다음·카카오톡, 네이버, 인스타그램·페이스북을 이용자의 관심을 두고 겨루는 네 경쟁 집단으로 묶어 분석했다.[18] 이 논문은 이용자 쪽과 광고 쪽 모두에서 유튜브·인스타그램의 성장과 구글·유튜브의 광고 시장 압력이 커졌다고 보았다.
언론에서는 유튜브 쇼츠, 틱톡 같은 짧은 동영상, 알고리즘 추천, 광고 시장 변화를 다루는 기사와 서평에서 이 말이 자주 등장한다. SBS는 2022년 서평 코너에서 오델의 책을 다루며 사람의 관심을 붙잡아 이익을 내는 산업을 "관심 경제"로 소개했다.[15] 경제학자 허버트 사이먼이 197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라는 점과 함께 개념의 유래를 설명하는 기사가 많다.
- 외부 효과: 관심 경제가 사회에 부정적 외부 효과를 낳는다는 비판이 있다. 유엔 경제학자 네트워크 보고서는 정보는 싸지고 관심의 값은 빠르게 올랐으며, 기업이 이에 대응해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자동화했다고 정리했다.[11]
- 정신 건강: 참여를 극대화하는 설계가 소셜 미디어 중독과 우울·불안 같은 문제와 이어진다는 윤리학 논의가 있다.[19] 다만 소셜 미디어 이용과 정신 건강 사이의 인과 관계 크기는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려 학계에서 논쟁 중이다.
- 허위 정보: 관심 경제와 프로그래매틱 광고가 결합하면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가 돈이 되는 구조가 생긴다는 연구가 있다.[20] 필터 버블, 에코 챔버 논의와도 이어진다.
- 소외된 목소리: 참여 지표가 노출을 좌우하면 주류 정체성에 맞는 콘텐츠가 유리해지고, 사회운동이나 소수자 목소리는 관심을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21]
- 개념의 모호함: 관심 경제는 경제학의 엄밀한 모형이라기보다 여러 분야가 느슨하게 쓰는 은유에 가깝다는 평가도 있다. 관심을 화폐처럼 측정하고 거래할 수 있는지, "관심 거래가 화폐 거래를 대체한다"는 1990년대 전망이 맞았는지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무료 서비스의 가치를 이용자가 쓰는 시간으로 환산해 재려는 실증 연구도 나오고 있다.[22]
- ↑ Macquarie Dictionary, Word of the Year 2025
- ↑ 2.0 2.1 2.2 Herbert A. Simon, "Designing Organizations for an Information-Rich World", M. Greenberger (Ed.), Computers, Communications, and the Public Interest, Johns Hopkins Press, 1971 (카네기멜런 대학 디지털 아카이브)
- ↑ The Sveriges Riksbank Prize in Economic Sciences in Memory of Alfred Nobel 1978
- ↑ Michael H. Goldhaber, "The Attention Economy and the Net", First Monday 2(4), 1997
- ↑ Michael H. Goldhaber, "The New Economy Doesn't Want Your Money, Just Your Attention", Wired, 1997년 12월 1일 (첫 게재 제목은 "Attention Shoppers!")
- ↑ Georg Franck, "The Economy of Attention", Telepolis, 1999년 12월 7일
- ↑ Open Library, The attention economy: understanding the new currency of business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2001)
- ↑ 8.0 8.1 알라딘, 『관심의 경제학』 (존 벡·토머스 대븐포트 지음, 이동현·김병조·권기환 옮김, 21세기북스, 2006)
- ↑ T. Loder, M. Van Alstyne, R. Wash 외, "The Spam and Attention Bond Mechanism FAQ", University of Michigan, 2004 (ITU 자료실)
- ↑ Kevin Kelly, "Better Than Free", Edge, 2008
- ↑ 11.0 11.1 United Nations Economist Network, "New Economics for Sustainable Development: Attention Economy"
- ↑ Center for Humane Technology, Who We Are
- ↑ Open Library, The Attention Merchants (Tim Wu, 2016)
- ↑ 알라딘, 『주목하지 않을 권리』 (팀 우 지음, 안진환 옮김, 알키, 2019)
- ↑ 15.0 15.1 SBS, "'관심 경제'에 맞서기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법》 [북적북적", 2022년 7월 3일]
- ↑ Tim Wu, "The Crisis of Attention Theft: Ads That Steal Your Time for Nothing in Return", Wired, 2017년 4월 14일
- ↑ 아시아경제, "[뉴스속 용어 관심은 '돈'이다…'어텐션 이코노미'", 2024년 8월 8일]
- ↑ 김성환, 「우리나라 정보탐색 및 소셜미디어 플랫폼 시장의 경쟁구조: 관심경제의 관점에서」, 『산업조직연구』 31(2), 2023, 41~74쪽
- ↑ Vikram R. Bhargava, Manuel Velasquez, "Ethics of the Attention Economy: The Problem of Social Media Addiction", Business Ethics Quarterly 31(3), 2021, 321~359쪽
- ↑ Carlos A. Diaz Ruiz, "Disinformation and fake news as externalities of digital advertising", Journal of Marketing Management, 2024
- ↑ Zeynep Tufekci, "'Not This One': Social Movements, the Attention Economy, and Microcelebrity Networked Activism", American Behavioral Scientist 57(7), 2013
- ↑ Erik Brynjolfsson, Seon Tae Kim, Joo Hee Oh, "The Attention Economy: Measuring the Value of Free Goods on the Internet", Information Systems Research 35(3),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