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의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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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의예지(仁義禮智)는 유학에서 사람이 마땅히 갖추어야 할 네 가지 성품, 곧 어짊·의로움·예의·지혜를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맹자(孟子)가 사람의 본성에 본래 들어 있다고 본 네 가지 덕이다. 맹자는 이 네 덕이 밖으로 드러나는 실마리를 ‘사단(四端)’이라 불렀는데, 인에서는 측은지심(惻隱之心), 의에서는 수오지심(羞惡之心), 예에서는 사양지심(辭讓之心), 지에서는 시비지심(是非之心)이 우러나온다고 했다.[2] 여기에 ‘신(信)’을 더하면 한나라 이후의 오상(五常), 곧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이 된다.
오늘날에는 유교 윤리의 핵심 덕목을 간추려 말할 때, 또는 사람됨의 기본을 강조할 때 쓴다. 중국어(rén yì lǐ zhì)와 일본어(じんぎれいち)에서도 같은 한자로 쓴다.
네 글자는 《맹자(孟子)》에 그대로 나온다. 〈고자 상(告子上)〉에서 맹자는 사람의 본성이 선하다는 것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3]
惻隱之心,人皆有之;羞惡之心,人皆有之;恭敬之心,人皆有之;是非之心,人皆有之。惻隱之心,仁也;羞惡之心,義也;恭敬之心,禮也;是非之心,智也。仁義禮智,非由外鑠我也,我固有之也,弗思耳矣。
“측은히 여기는 마음은 사람마다 다 있고,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도 사람마다 다 있으며, 공경하는 마음도 사람마다 다 있고,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도 사람마다 다 있다. 측은히 여기는 마음은 인이고,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은 의이며, 공경하는 마음은 예이고,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은 지이다. 인의예지는 밖에서 나를 녹여 들어온 것이 아니라 내가 본래 가지고 있는 것인데, 생각하지 않을 뿐이다.”
〈진심 상(盡心上)〉에도 “군자가 본성으로 여기는 것은 인의예지로서 마음에 뿌리박고 있다(君子所性,仁義禮智根於心)”는 구절이 있다.[4] 사단을 처음 설명한 〈공손추 상(公孫丑上)〉에서는 네 마음을 각각 인·의·예·지의 ‘실마리(端)’라 하고, 이를 사람에게 팔다리가 있는 것에 견주었다(人之有是四端也,猶其有四體也).[5] 〈공손추 상〉은 실마리, 〈고자 상〉은 덕 자체로 표현이 조금 다르다.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仁義禮智가 28건 보인다.[9] 이른 예로 1404년(태종 4) 원자(뒤의 양녕대군)의 교육을 논한 상소는, 옛날 태자는 바른 말과 바른 일만 보고 들으며 자랐기 때문에 즉위한 뒤 “몸에 쌓인 것은 인의예지의 덕 아닌 것이 없고, 정사에 드러나는 것은 인의예지의 쓰임 아닌 것이 없었다”며 스승을 잘 골라야 한다고 했다.[10]
조선 성리학에서는 인의예지가 사단과 이어지면서 이황(李滉)과 기대승(奇大升)의 사단칠정 논쟁의 바탕이 되었다. 사단이 인의예지의 본성에서 곧바로 나오는 것인지, 칠정(七情)과 같은 감정의 한 갈래인지를 두고, 정지운(鄭之雲)의 〈천명도설(天命圖說)〉을 계기로 두 사람이 약 8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으며 벌인 논쟁이다(→ 측은지심).[11]
한양 도성의 문 이름에도 이 덕목들이 들어 있다. 1396년(태조 5) 도성 축성을 마치고 문루를 지을 때 정한 이름은 정북 숙청문(肅淸門), 동북 홍화문(弘化門), 정동 흥인문(興仁門), 동남 광희문(光熙門), 정남 숭례문(崇禮門), 서남 소덕문(昭德門), 정서 돈의문(敦義門), 서북 창의문(彰義門)이었다.[12] 동·남·서의 큰 문에 仁·禮·義가 들어 있는 것이다. 나무위키 등에는 인의예지가 동서남북의 문에 모두 들어갔다는 설명이 보이지만, 태조 때 정한 북문의 이름은 숙청문이어서 智 자가 든 문은 없다.
- 할아버지는 사람이 공부보다 먼저 갖출 것이 인의예지라고 늘 말씀하셨다.
- 인공지능 윤리 지침을 만들면서 어떤 이는 공정성은 의(義), 설명 가능성은 지(智)에 해당한다며 인의예지에 빗대어 설명했다.
- 일본 에도 시대의 장편 소설 《난소사토미 핫켄덴(南総里見八犬伝)》에서 여덟 무사가 하나씩 지닌 구슬을 ‘인의팔행(仁義八行)의 구슬’이라 부르며, 무사들의 이름에는 각각 인(仁)·의(義)·예(禮)·지(智)·충(忠)·신(信)·효(孝)·제(悌)의 한 글자가 들어 있다(犬江親兵衛仁, 犬川荘助義任, 犬村大角礼儀, 犬坂毛野胤智 등).[13]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인의예지”,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D%B8%EC%9D%98%EC%98%88%EC%A7%80, 확인날짜=2026-10-03.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사단”,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82%AC%EB%8B%A8, 확인날짜=2026-10-03.
- ↑ 3.0 3.1 《맹자(孟子)》 〈고자 상(告子上)〉.
- ↑ 《맹자(孟子)》 〈진심 상(盡心上)〉.
- ↑ 《맹자(孟子)》 〈공손추 상(公孫丑上)〉.
- ↑ 반고(班固), 《한서(漢書)》 권56 〈동중서전(董仲舒傳)〉.
- ↑ 주희(朱熹), 《대학장구(大學章句)》 〈서(序)〉.
- ↑ 진덕수(眞德秀), 《대학연의(大學衍義)》(사고전서본) 권5.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仁義禮智”,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10-03.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태종실록》 7권, 태종 4년 5월 9일 기유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ca_10405009_001, 확인날짜=2026-10-03.
- ↑ “천명도설(天命圖說)”,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학중앙연구원,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55863, 확인날짜=2026-10-03; “고봉집(高峰集)”,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3607, 확인날짜=2026-10-03.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태조실록》 10권, 태조 5년 9월 24일 기묘 2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aa_10509024_002, 확인날짜=2026-10-03.
- ↑ 《개정신판 세계대백과사전(改訂新版 世界大百科事典)》, “南総里見八犬伝”,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8D%97%E7%B7%8F%E9%87%8C%E8%A6%8B%E5%85%AB%E7%8A%AC%E4%BC%9D, 확인날짜=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