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트리피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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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ntrification; 젠트리피케이션
- 낙후 지역에 중산층과 자본이 들어오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래 살던 주민과 상인이 밀려나는 현상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은 저소득층이 살거나 작은 가게가 모여 있던 낡은 동네에 더 부유한 주민, 새 가게, 투자가 들어오면서 집값과 임대료가 오르고, 그 결과 원래 주민과 상인이 버티지 못하고 떠나는 현상이다. 거리가 깨끗해지고 상권이 살아나는 면이 있지만, 동네를 일군 사람이 그 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밀려난다는 점에서 논쟁이 된다.
한국에서는 주거지보다 상권에서 일어나는 '상업 젠트리피케이션'이 특히 문제가 되었다. 개성 있는 작은 가게들이 동네를 알리고, 손님이 몰리면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리고, 원래 가게가 떠난 자리를 프랜차이즈가 채우는 과정이 서울 여러 동네에서 되풀이되었다.
영국의 지주 계층을 뜻하는 젠트리(gentry)에 '~화'를 뜻하는 -fication을 붙인 말이다. 독일 태생 영국 사회학자 루스 글래스(Ruth Glass)가 1964년 『런던: 변화의 양상(London: Aspects of Change)』에서 중산층이 런던 노동자 동네로 들어와 원래 주민을 밀어내는 현상을 가리키며 처음 썼다.[1]
흔히 다음과 같은 단계로 설명한다. 실제로는 동네마다 순서와 속도가 다르다.
- 임대료가 싼 낡은 동네에 예술가, 청년 창업자, 작은 가게가 들어온다.
- 독특한 분위기가 입소문과 소셜 미디어로 알려지고 방문객이 늘어 매출이 오른다.
-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리고, 주변 시세도 따라 오른다. 부동산 투자가 몰린다.
-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원래 상인과 세입자가 떠난다. 그 자리를 프랜차이즈나 대형 자본이 채운다.
- 동네의 개성이 옅어지면 방문객이 줄고, 비싼 임대료 때문에 빈 가게가 늘기도 한다.
| 관점 | 대표 학자 | 요점 |
|---|---|---|
| 생산 측면(지대 격차) | 닐 스미스(Neil Smith, 1979) | 땅이 지금 쓰임새로 버는 지대와 가장 수익성 높은 쓰임새로 바꿨을 때 벌 수 있는 지대 사이의 차이(rent gap)가 커지면 자본이 들어온다. 그는 젠트리피케이션을 "사람이 아니라 자본의 도시 귀환"이라고 불렀다.[2] |
| 소비 측면 | 데이비드 리(David Ley, 1996) 등 | 전문직·서비스직 중산층이 늘고 도심 생활을 선호하는 취향이 생기면서 수요가 젠트리피케이션을 이끈다. 리의 『새로운 중산층과 도심의 재편(The New Middle Class and the Remaking of the Central City)』이 대표 저작이다.[3] |
| 창조 계층론 | 리처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 2002) | 『창조 계층의 부상(The Rise of the Creative Class)』에서 예술가·지식 노동자가 모이는 도시가 성장한다고 주장했다.[4] 도시 정책에 널리 쓰였지만 젠트리피케이션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받았다. |
- 주거 젠트리피케이션: 고전적 의미. 노동자·저소득층 주거지에 중산층이 들어온다.
- 상업 젠트리피케이션: 상권의 임대료가 올라 작은 가게가 밀려난다. 한국에서 주로 문제가 된 형태다.
- 관광 젠트리피케이션: 관광객이 늘면서 주거지가 숙박·관광 시설로 바뀐다. 오버투어리즘과 겹친다.
- 이 밖에 금융 엘리트가 이미 고급화한 동네를 다시 차지하는 '슈퍼 젠트리피케이션', 공원·녹지 조성이 집값을 올리는 '녹색 젠트리피케이션', 기후 위험이 적은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기후 젠트리피케이션' 같은 말도 쓰인다. 기후 젠트리피케이션은 제시 키넌(Jesse Keenan) 등이 2018년 미국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를 분석하며 실증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5]
에어비앤비 같은 단기 임대 플랫폼은 주거용 집을 관광 숙소로 돌리기 쉽게 만들었다. 바르셀로나는 2016년 무허가 숙소를 올린 에어비앤비와 홈어웨이에 각각 60만 유로의 벌금을 물렸다.[6]
한국 언론과 학계는 원어를 옮긴 '젠트리피케이션'을 그대로 쓴다. '둥지 내몰림'이라는 다듬은 말도 있지만 내몰림은 젠트리피케이션의 결과 하나만 가리켜 널리 쓰이지는 않는다. 2010년대 중반부터 서울 여러 상권에서 임차 상인이 밀려나는 일이 잇따라 보도되면서 일상어가 되었고, 학계에서도 서울의 젠트리피케이션을 다룬 연구가 쏟아졌다.[7]
- 이태원 경리단길: 용산 미군기지와 가까워 개발이 묶였던 낡은 동네였는데, 기지 이전이 진행되면서 식당과 술집이 빠르게 늘었다. 2018년 무렵부터 임대료 상승으로 가게가 문을 닫고 방문객이 줄면서 쇠락했고, 코로나19로 상권이 더 무너졌다. 젠트리피케이션 뒤 상권이 쇠퇴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1]
- 대학로: 대학생과 연극인의 거리였지만 임대료가 오르면서 연극인의 연습 공간이 성북구 등으로 옮겨 갔다.[1]
- 삼청동·이태원: JTBC는 2019년 2월 관광객이 늘며 임대료가 오르자 대기업 매장까지 버티지 못하고 빈 가게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8]
- 이화동 벽화마을: 2006년 공공미술 사업으로 관광지가 된 뒤 외지인이 연 카페가 늘고, 주민은 소음과 쓰레기를 호소했다.[9] 관광 젠트리피케이션과 오버투어리즘이 겹친 사례다.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2015년 권리금의 정의와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 방해 금지 조항(제10조의3, 제10조의4)을 새로 넣었다.[10] 2018년 10월 개정으로 임차인이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전체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11]
- 「지역상권 상생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지역상권법): 임대료가 급격히 올랐거나 오를 우려가 있는 상권을 '지역상생구역'으로 지정해 상가 소유자, 임차인, 주민이 함께 꾸리는 협의체를 둘 수 있게 했다.[12]
- 지자체 조례: 서울 성동구는 「지역공동체 상호협력 및 지속가능발전구역 지정에 관한 조례」를 두고 있다.[13] 2015년 제정된 이 조례는 젠트리피케이션 대응 조례로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내몰림이 실제로 얼마나 일어나는가: 랜스 프리먼(Lance Freeman)은 2005년 미국 자료를 분석해, 젠트리피케이션 지역의 주민 구성 변화는 원주민이 쫓겨나서라기보다 기존 주민의 이동이 적고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더 부유하기 때문이라는 결과를 냈다.[14] 그 전해 프랭크 브라코니(Frank Braconi)와 함께 1990년대 뉴욕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론을 냈다.[15] 반면 캐시 뉴먼(Kathe Newman)과 엘빈 와일리(Elvin Wyly)는 2006년 뉴욕 연구에서 내몰림 규모가 작게 잡히더라도 계층 양극화의 중요한 지표이며, 공공주택과 임대료 규제가 내몰림을 막는 완충 장치였다고 반박했다.[16]
- 누가 이익을 보는가: 집을 가진 사람은 집값 상승의 이익을 보지만 세입자는 보상 없이 떠나기 쉽다. 한국의 상가 분쟁에서 권리금이 핵심 쟁점이 된 이유다.
- 도시 재생과의 관계: 정부·지자체의 도시 재생, 문화 거점 사업이 오히려 젠트리피케이션을 일으킨다는 비판이 있다.[17] 반면 낙후 지역에 투자가 들어오지 않으면 슬럼화와 공동화가 계속된다는 반론도 있다.
- 상권의 자연 순환: 임대료가 지나치게 오르면 손님과 가게가 다른 동네로 옮겨 가 상권이 스스로 식는다는 시각도 있다. 경리단길은 그 예로 자주 거론된다.
- ↑ 1.0 1.1 1.2 파이낸셜리뷰, [역사속 경제리뷰 젠트리피케이션]
- ↑ Smith, N. (1979). Toward a Theory of Gentrification: A Back to the City Movement by Capital, not People. Journal of the American Planning Association 45(4), 538~548
- ↑ Open Library, David Ley, The New Middle Class and the Remaking of the Central City (1996)
- ↑ Open Library, Richard Florida, The Rise of the Creative Class (2002)
- ↑ Keenan, J. M., Hill, T., Gumber, A. (2018). Climate gentrification: from theory to empiricism in Miami-Dade County, Florida. 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 13(5)
- ↑ Rebecca Mead, The Airbnb Invasion of Barcelona, The New Yorker (2019-04-29)
- ↑ 장세훈, "젠틀"하지 못한 '젠트리피케이션'이 일그러뜨린 서울의 도시 풍경을 읽는다, 도시연구 (2016-10)
- ↑ JTBC News, 대기업도 두 손 든 임대료...불 꺼지는 삼청동·이태원 (2019-02-04)
- ↑ The Korea Herald, Noise, trash mar Seoul's mural village (2016-03-14)
- ↑ 국가법령정보센터,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3 (본조신설 2015. 5. 13.)
- ↑ 국가법령정보센터,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개정 2018. 10. 16.)
- ↑ 국가법령정보센터, 지역상권 상생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2조
- ↑ 국가법령정보센터, 서울특별시 성동구 지역공동체 상호협력 및 지속가능발전구역 지정에 관한 조례
- ↑ Freeman, L. (2005). Displacement or Succession? Residential Mobility in Gentrifying Neighborhoods. Urban Affairs Review 40(4), 463~491
- ↑ Freeman, L., Braconi, F. (2004). Gentrification and Displacement: New York City in the 1990s. Journal of the American Planning Association 70(1), 39~52
- ↑ Newman, K., Wyly, E. K. (2006). The Right to Stay Put, Revisited: Gentrification and Resistance to Displacement in New York City. Urban Studies 43(1), 23~57
- ↑ 장세훈, 도시연구 (201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