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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고하(地位高下)는 지위의 높음과 낮음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대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지위고하에 관계없이”처럼 뒤에 ‘따지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써서, 높은 사람이든 낮은 사람이든 똑같이 대한다는 뜻을 나타낸다. 비리 조사나 징계, 안전 수칙, 법 집행처럼 예외 없는 적용을 강조할 때 주로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표제어로 없고, 우리말샘에 띄어 쓴 ‘지위 고하’로 올라 있다.[1]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地 지 땅 (처한) 자리
位 위 자리 자리, 벼슬
高 고 높다 높음
下 하 아래, 낮다 낮음

‘지위(地位)’에 ‘높고 낮음’을 뜻하는 ‘고하(高下)’를 붙인 짜임이다.

유래와 뜻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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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다만 네 글자는 송나라 성리학 문헌에서 이미 쓰였는데, 그때의 ‘지위’는 사회적 신분이 아니라 학문과 수양이 도달한 경지를 뜻했다.

성리학의 ‘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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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朱熹)는 《논어》 〈자장〉의 “자하의 문인 소자(子夏之門人小子)” 장을 풀이한 글을 비평하며, 군자의 도는 근본과 말단이 하나인데 가르침에 차례가 있는 까닭은 “배우는 이들의 지위 고하가 같지 않아서(學者地位高下不同)”이니 마치 풀과 나무의 크고 작음이 저절로 구별되는 것과 같다고 했다.[2] 여기서 ‘지위’는 배우는 사람의 수준이다.

조선의 성리학자들도 이 말을 같은 뜻으로 썼다. 이이(李珥)의 문인 김진강이 남긴 기록에서, 안(安)씨 어른이 “구용(九容)을 익히는 사람의 지위 고하를 들을 수 있겠습니까(從事於九容者。地位高下。可得聞歟)”라고 묻자, 이이는 애써 꾸미지 않아도 저절로 법도에 맞으면 성인이라고 답했다.[3] 박세채·김창흡·정조 등도 옛 성현이나 제자들이 도에 얼마나 이르렀는지를 견줄 때 ‘地位高下’를 썼다.[4]

신분의 높낮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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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벼슬과 신분의 높낮이’를 뜻한 이른 예는 1595년(선조 28) 영돈녕부사 이산해(李山海)의 말이다. 임진왜란 중 장수를 고르는 방도를 아뢰며 “지금은 지극한 정성으로 보고 들어, 관작이 있고 없음과 지위의 높고 낮음을 따지지 말고 오직 그 사람을 얻어야 할 뿐입니다(不計官爵有無,地位高下,要得其人而已)”라고 했다.[5] ‘따지지 않는다(不計)’와 함께 쓴 이 짜임은 오늘날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와 같다. 《조선왕조실록》 원문에 ‘地位高下’는 이 1건뿐이다.[6] 《승정원일기》에는 ‘地位之高下’ 꼴로, 1734년(영조 10) 영조가 시종신 출신 수령이 백성에게 혜택을 주는 것도 “그 사람의 능력에 달린 것이지 지위의 높고 낮음에 매인 것이 아니다(不係地位之高下)”라고 한 예가 있다.[7]

현대 한국어에서는 이 뜻이 자리 잡았다. 1952년 《동아일보》에는 “전력 속인 자 모조리 파면, 국방부서 지위고하 불문(地位高下不問)”이라는 기사 제목이 보인다.[8]

  • 보안 사고 조사에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접속 기록을 모두 확인한다.
  • 관리자 계정이라도 지위고하에 관계없이 다중 인증을 적용해야 한다.
  • 이번 비리에 연루된 사람은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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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천(貴賤): 부귀와 빈천. 신분의 귀함과 천함.
  • 남녀노소(男女老少): 남자와 여자, 늙은이와 젊은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처럼 같은 짜임으로 쓴다.
  • 고하간(高下間): 나이가 많든 적든 따지지 아니함.[9]
  • 막론(莫論), 불문(不問): 따지지 않음. 지위고하와 함께 자주 쓰인다.
  1. ↑ 1.0 1.1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지위 고하”, https://open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query=%EC%A7%80%EC%9C%84%EA%B3%A0%ED%95%98, 확인날짜=2026-10-12.
  2. ↑ 주희(朱熹), 《회암선생주문공문집(晦庵先生朱文公文集)》 권31, 《논어》 〈자장(子張)〉 “子夏之門人小子” 장에 대한 논평.
  3. ↑ 이이(李珥), 〈김진강소록(金振綱所錄)〉, 《율곡전서(栗谷全書)》 권31,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dir/node?dataId=ITKC_MO_0201A_0320_010_0010, 확인날짜=2026-10-12.
  4. ↑ 정조(正祖), 《홍재전서(弘齋全書)》 권71, 《논어》 〈이인(里仁)〉 조문,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dir/node?dataId=ITKC_MO_0584A_0710_010_0040, 확인날짜=2026-10-12.
  5.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선조실록》 68권, 선조 28년 10월 6일 을사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na_12810006_001, 확인날짜=2026-10-12.
  6.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地位高下”,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10-12.
  7. ↑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영조 10년 10월 16일 무오, https://sjw.history.go.kr/id/SJW-F10100160-02300, 확인날짜=2026-10-12.
  8. ↑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前歷 속인 者 모조리 罷免 國防部서 地位高下不問”, 《동아일보》 1952년 4월 18일, https://db.history.go.kr/id/npda_1952_04_18_w0002_0310, 확인날짜=2026-10-12.
  9.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고하간”,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3%A0%ED%95%98%EA%B0%84, 확인날짜=2026-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