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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구무언(緘口無言)은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음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함구(緘口)’는 입을 봉한다는 말이다. 함구무언은 말해야 할 자리에서 입을 열지 않는 모습을 가리키며, 할 말이 없어 말문이 막힌 경우와, 알면서도 일부러 침묵하는 경우를 모두 이른다. 오늘날 언론에서는 의혹에 대해 해명하지 않는 공인의 태도를 비판할 때 자주 쓴다. ‘함구무언하다’처럼 동사로도 쓴다.

중국어에서도 같은 형태로 쓰며,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은 “입을 닫고 말을 하지 못함”으로 풀었다.[2] 비슷한 ‘緘口不言’은 《명사(明史)》 〈하준전(何遵傳)〉의 예가 실려 있다.[3]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緘 함 봉하다, 꿰매다 다물다
口 구 입 입
無 무 없다 없다
言 언 말, 말하다 말

‘緘’은 원래 상자나 편지를 끈으로 묶어 봉한다는 뜻으로, 편지 봉투의 ‘함(緘)’ 자도 같은 글자이다.

특정한 고사에서 나온 말은 아니다. ‘입을 봉한다’는 비유는 《공자가어(孔子家語)》 〈관주(觀周)〉에서 공자가 주나라 태묘(太廟)에서 입을 세 겹으로 봉한 금인(金人)을 보았다는 이야기, 이른바 ‘삼함기구(三緘其口)’로 잘 알려져 있다.[4]

네 글자 형태의 이른 예는 당나라 도선(道宣)이 엮은 불교 문헌에 있다. 《광홍명집(廣弘明集)》 권4와 《속고승전(續高僧傳)》 권23 〈담현전(曇顯傳)〉은 북제 문선제(文宣帝) 앞에서 승려 담현과 도사들이 술법과 말재주를 겨루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도사들이 “불가는 스스로 안[內]이라 하니 작고, 우리 도가는 밖[外]이니 크다”고 하자, 담현은 “그렇다면 천자는 안에 있으니 작고 백관은 밖에 있으니 크겠구려”라고 받아쳤다.[5]

顯應聲曰:「若然,則天子處內定小,百官處外定大矣。」靜與其屬緘口無言。

“담현이 곧바로 ‘그렇다면 천자는 안에 있으니 작고, 백관은 밖에 있으니 크다는 말이오’라고 하자, 육수정(陸修靜)과 그 무리는 입을 다물고 말이 없었다.”[5] 《속고승전》에는 “靜與其眾緘口無言”으로 되어 있다.[6] 이 뒤 선종 문헌에서도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권12 등에 “老僧即緘口無言” 같은 쓰임이 이어진다.[7] 명청 소설에서는 말문이 막힌 모습을 그리는 상투어가 되어, 《삼국연의(三國演義)》 제54회에서 노숙(魯肅)이 말문이 막히는 대목(說得魯子敬緘口無言) 등이 있다.

한국 문헌의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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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초 서거정(徐居正)은 사헌부 벼슬에 있던 시절을 읊으며 “사헌부 자리를 채운 이는 어떤 늙은이인가, 입 다물고 말 없는 것이 애옹(艾翁) 같구나(烏臺承乏何物翁,緘口無言如艾翁)”라고 했다.[8] 바른말을 해야 하는 대관(臺官)이 입을 다물고 있다는 자조이다.

조정 기록에서는 대간의 침묵을 꾸짖는 말로 쓰였다. 《승정원일기》에는 숙종 23년(1697) 유중무(柳重茂)의 계사부터 4건이 있고,[9]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순조 17년(1817) 1월 14일의 상소 한 건이 있다. 이 상소는 큰 의리가 걸린 일에 “묘당과 대각이 귀를 기울여 듣기만 하고 입을 다물고 말이 없으니(廟堂臺閣,裒耳而聽,緘口無言), 오늘의 조정이 어찌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라고 비판했다.[10]

다른 언어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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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어: ‘緘口(かんこう)’를 단독으로 쓰며, 외부에 알리지 못하게 하는 명령인 ‘함구령(緘口令)’이 흔하다.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은 ‘緘口’의 일본 용례로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郎)의 《순사(殉死)》(1967)를 든다.[11]
  • 개인정보 유출 규모를 묻는 질문에 회사 측은 함구무언으로 일관했다.
  • 회의 내내 함구무언하던 그가 마지막에 꺼낸 한마디가 결론을 바꾸었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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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구(緘口): 입을 다문다는 뜻이다.
  • 묵묵부답(默默不答): 잠자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음.
  • 유구무언(有口無言): 입은 있어도 말은 없다는 뜻으로, 변명할 말이 없거나 변명을 하지 못함.
  • 함구불언(緘口不言):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음.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함구무언”,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5%A8%EA%B5%AC%EB%AC%B4%EC%96%B8, 확인날짜=2026-10-01.
  2.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緘口無言”,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5637, 확인날짜=2026-10-01.
  3.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緘口不言”,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2561, 확인날짜=2026-10-01.
  4. ↑ 《보급판 자통(普及版 字通)》, “緘口”,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7%B7%98%E5%8F%A3, 확인날짜=2026-10-01.
  5. ↑ 5.0 5.1 도선(道宣), 《광홍명집(廣弘明集)》 권4.
  6. ↑ 도선(道宣), 《속고승전(續高僧傳)》 권23 〈담현전(曇顯傳)〉.
  7. ↑ 도원(道原),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권12.
  8.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서거정, 《사가집(四佳集)》 〈용삼옹자운 녹봉홍겸사성(用三翁字韻。錄奉洪兼司成)〉, 자료ID ITKC_MO_0061A_0140_010_1120, https://db.itkc.or.kr/dir/node?dataId=ITKC_MO_0061A_0140_010_1120, 확인날짜=2026-10-01.
  9. ↑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숙종 23년 5월 28일 정미, https://sjw.history.go.kr/id/SJW-D23050280-00800, 확인날짜=2026-10-01.
  10.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순조실록》 20권, 순조 17년 1월 14일 무오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wa_11701014_001, 확인날짜=2026-10-01.
  11.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緘口”,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7%B7%98%E5%8F%A3, 확인날짜=202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