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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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uiet quitting; 조용한 사직
- 회사를 그만두지는 않고 맡은 일만 하며 그 이상의 헌신은 거두는 태도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은 직장을 실제로 떠나는 것이 아니라, 계약과 직무 기술서에 적힌 일만 하고 초과 근무나 자발적인 추가 업무는 하지 않는 근무 태도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이름에 '사직'이 들어가지만 퇴사와는 관계가 없고, "일이 삶의 전부는 아니다"라는 생각에 가깝다. 한국에서는 '조용한 퇴사', '조용한 퇴직'이라고도 쓴다.
2022년 7월 미국의 한 20대 엔지니어가 올린 틱톡(TikTok) 영상이 퍼지면서 미국 언론의 화제가 되었고, 같은 해 한국 언론과 학계도 이 말을 받아 썼다. 코로나19 대유행 뒤의 대퇴사(Great Resignation), 번아웃,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관심과 맞물려 논의되었다. 노동자의 건강한 경계 설정으로 보는 시각과, 직무 몰입이 떨어진 상태로 보는 시각이 맞선다.
- 2022년 3월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의 아키 이토(Aki Ito) 기자는 대퇴사 흐름 속에서 회사를 그만두는 대신 조용히 업무 강도를 낮추는 직장인들을 다룬 기사를 냈다.[1]
- 2022년 7월 뉴욕의 24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자이드 칸(Zaid Khan)이 17초짜리 틱톡 영상에서 "주어진 일 이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그만두는 것"이라며 조용한 사직을 소개했다. 그는 "맡은 일은 계속 하지만, 일이 곧 삶이어야 한다는 허슬 문화(hustle culture)를 더는 따르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영상이 널리 퍼지면서 NPR, CNBC 등 미국 언론이 잇따라 다뤘다.[2][3]
- 이 말을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한때 영어 위키백과에 "2009년 텍사스 A&M 대학교의 경제학 심포지엄에서 경제학자 마크 볼저(Mark Boldger)가 처음 썼다"는 설명이 실렸으나, 고커(Gawker)의 취재 결과 그 행사는 지역 공화당 조직의 집회였고, 본인도 홍보 담당자가 자신도 모르게 위키백과에 글을 올렸다고 인정했다.[4]
- 칸은 그 뒤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와 콘텐츠 제작으로 옮겼다. 2023년 인터뷰에서 그는 조용한 사직을 해 보니 들킬까 하는 불안에 시달렸다며, 직원이 몰입하지 못하는 진짜 원인은 나쁜 관리라고 말했다.[5]
- 근무 시간이 끝나면 업무 연락에 답하지 않는다.
- 직무 범위 밖의 일, 보상 없는 추가 업무, 자발적인 야근을 맡지 않는다.
- 맡은 일은 해낸다. 일을 아예 하지 않는 태업과는 다르다.
- 승진이나 성과 경쟁보다 건강, 여가, 개인 생활을 앞에 둔다.
- 대개 개인 단위로 조용히 이뤄진다. 노동조합이 조직하는 쟁의 수단인 준법 투쟁과 다른 점이다.
캐나다 온타리오 공과대학교의 알렉산더 세렌코(Alexander Serenko)는 틱톡 댓글 672개와 기존 자료를 분석해, 조용한 사직을 "직무 기술서 안의 일만 하고 기대치를 채우되 넘지 않으며, 조직 목표보다 자기 안녕을 앞세우는 마음가짐"으로 정리했다. 원인으로는 낮은 외적 동기, 번아웃, 관리자나 조직에 대한 불만을 꼽았고, 번아웃을 막아 주는 대신 경력에는 해가 될 수 있는 양날의 칼이라고 보았다. 말은 새롭지만 생각 자체는 수십 년 전부터 있었다고도 했다.[6]
| 조사 | 시기·대상 | 결과 |
|---|---|---|
| 갤럽(Gallup) 미국 조사[7] | 2022년 6월, 미국 노동자 15,091명 | 몰입하지 않은 직원(갤럽은 이들을 '조용한 사직자'로 봄) 최소 50%, 몰입 32%, 적극적 비몰입 18%. 35세 미만은 2019년보다 몰입이 4%p 줄고 적극적 비몰입이 6%p 늘었다. |
| 갤럽 세계 직장 현황 2023[8] | 전 세계 노동자 약 12만 명 | 약 59%가 '조용한 사직'(몰입하지 않음), 약 18%가 '시끄러운 사직'(loud quitting, 적극적 비몰입) |
| 사람인[9] | 2021년 12월, 직장인 3,293명 | 70%가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하면 된다"에 동의. 20대 78.1%, 30대 77.1%, 40대 59.2%, 50대 40.1% |
| 인크루트[10] | 2024년 3월 발표, 직장인 1,097명 | 51.7%가 스스로 '조용한 퇴사' 상태라고 답함. 이유는 연봉·복지 불만 32.6%, 일 자체에 대한 열의 부족 29.8%, 이직 준비 20.5% |
조사마다 조용한 사직을 재는 방법이 다르다. 갤럽은 직무 몰입도 설문에서 '몰입하지 않음'에 해당하는 사람을 조용한 사직자로 분류한 것이고, 한국 구직 플랫폼 조사는 응답자가 스스로 답한 것이다. 수치를 곧바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 용어 | 뜻 | 조용한 사직과의 차이 |
|---|---|---|
| 준법 투쟁(work-to-rule) | 노동조합이 규정을 글자 그대로 지켜 업무 속도를 늦추는 쟁의 수단 | 집단적이고 특정 분쟁과 연결된다. 조용한 사직은 개인 단위의 조용한 선택이다.[12] |
| 탕핑(躺平, 눕기) | 2021년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 퍼진, 과도한 경쟁을 거부하고 최소한만 하며 사는 태도 | 일터를 넘어 삶 전반의 태도를 말한다. 조용한 사직이 탕핑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해석도 있다. |
| 대퇴사(Great Resignation) | 2021년 무렵 미국에서 자발적 퇴직이 크게 늘어난 현상 | 실제로 회사를 떠난다. |
| 조용한 해고(quiet firing) | 회사가 직원에게 일과 기회를 주지 않아 스스로 나가게 만드는 것 | 조용한 사직에 대응하는 회사 쪽 행동으로 쓰인다.[13] |
| 시끄러운 사직(loud quitting) | 조직에 적극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해를 끼치는 상태 | 갤럽이 '적극적 비몰입'을 부르는 말로 썼다. |
- 표기: 2022년 국내에 처음 소개될 때는 주로 '조용한 사직'으로 번역되었다. 2022년 8월 SBS가 미국 MZ세대의 유행으로 소개했고[14], 같은 해 나온 국내 학술 논문 두 편도 이 표기를 썼다. 2024년 이후 구직 플랫폼 조사 기사에서는 '조용한 퇴사'도 많이 쓰인다. 두 표기가 함께 쓰이며, 이 문서는 학술 논문과 초기 보도에서 쓴 '조용한 사직'을 제목으로 삼는다.
- 학계: 김정인(수원대)은 한국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실증 연구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인정하지 않고 구성원끼리 견제하는 해로운 조직 문화와, 부하를 챙기지 않는 리더가 조용한 사직의 주요 원인이며 20~30대 공무원에게서 뚜렷하다고 보았다.[15] 전종희(건국대)는 국내 기사와 MZ세대 연구를 검토해 조용한 사직의 특징과 개인·조직 차원의 개선 방안을 정리했다.[16]
- 트렌드 서적: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트렌드 코리아 2023》은 키워드 '오피스 빅뱅'을 설명하며 조용한 사직을 다뤘다.[17]
- 초기 국내 보도 가운데에는 칸의 틱톡 계정 이름(zaidleppelin)을 사람 이름으로 옮겨 영상 게시자를 '자이들 플린'이라고 적은 기사가 여럿 있었다.[18][19]
- 한국의 논의는 MZ세대론과 자주 묶였다. 다만 사람인과 인크루트 조사에서 보듯 40~50대와 10년 차 안팎 직장인에게서도 높은 비율이 나왔다.
- 용어 자체에 대한 비판: 계약된 만큼 일하는 것은 정상적인 노동인데 '사직'이라는 말을 붙여 문제 행동처럼 보이게 만든다는 지적이 있다. 미국 언론에서는 "오래된 현실에 붙인 새 이름"이라는 칼럼이 나왔다.[20]
- 생산성과 경력에 대한 우려: 김정인은 조용한 사직을 노동자의 권리로만 볼 수 없고 조직 경쟁력과 생산성을 떨어뜨리며 개인의 경력 개발도 막는다고 보았다. 세렌코도 경력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책임의 소재: 갤럽과 HBR 분석, 칸 본인의 후기는 공통적으로 관리 방식과 조직 문화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노동자 개인의 의욕 문제로만 보면 원인을 놓친다는 시각이다.
- 측정의 문제: '조용한 사직자' 비율은 조사 방법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직무 몰입도가 낮은 상태 전체를 조용한 사직으로 부르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이견도 있다.
- ↑ Aki Ito, "'My company is not my family'", Business Insider, 2022-03-02
- ↑ "Quiet quitting is a trend taking over TikTok and possibly your workplace", NPR, 2022-08-19
- ↑ "How 'quiet quitting' became the next phase of the Great Resignation", CNBC, 2022-09-02
- ↑ "The Libertarian Who Supposedly Coined 'Quiet Quitting'", Gawker, 2022-10-10
- ↑ "The Gen Z engineer who made quiet quitting viral...", Fortune, 2023-07-11
- ↑ Alexander Serenko, "The human capital management perspective on quiet quitting", Journal of Knowledge Management 28(1), 2024, pp.27~43
- ↑ Jim Harter, "Is Quiet Quitting Real?", Gallup, 2022-09-06
- ↑ "Frustrated employees are 'loud quitting'", Fortune, 2023-06-27
- ↑ 9.0 9.1 "받은 만큼 일한다! MZ세대의 '조용한 사직'", 노컷뉴스
- ↑ "사무실 분위기 이상하다 싶더니…직장인 절반, '조용한 퇴사'", 아시아경제, 2024-03-26
- ↑ Jack Zenger, Joseph Folkman, "Quiet Quitting Is About Bad Bosses, Not Bad Employees", Harvard Business Review, 2022-08-31
- ↑ Jonathan Lord, "Quiet quitting is a new name for an old method of industrial action", The Conversation, 2022-09-09
- ↑ "'조용한 사직'에 맞서는 '조용한 해고' 정답은?", 이코리아, 2022-12-21
- ↑ "MZ세대 '조용한 사직' 열풍…'직장과 거리두기 중'", SBS, 2022-08-27
- ↑ 김정인, "조용한 사직에 관한 시론적 연구: 현상과 형성 원인을 중심으로", 한국공공관리학보 36(4), 2022, pp.109~132
- ↑ 전종희,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Quiet Quitting'(조용한 사직)의 특징과 개선 방안 연구", 인문사회 21 13(6), 2022, pp.5117~5132
- ↑ "조용한 사직, 무지출…예측서로 미리 읽는 2023년", 이데일리, 2022-12-14
- ↑ SBS, 2022-08-27
- ↑ 이코리아, 2022-12-21
- ↑ "'Quiet quitting' is just a new name for an old reality", Los Angeles Times, 2022-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