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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안대소(破顔大笑)는 매우 즐거운 표정으로 활짝 웃음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파안대소하다”처럼 동사로도 쓴다.

‘얼굴(顔)을 깨뜨린다(破)’는 것은 굳어 있던 표정이 활짝 풀린다는 말이다. 여기에 ‘크게 웃는다(大笑)’가 붙어, 근심이나 긴장이 풀리면서 얼굴 가득 웃음이 번지는 모습을 나타낸다. 소리를 내어 껄껄 웃는 가가대소나 손뼉을 치며 웃는 박장대소가 웃음소리나 몸짓에 초점을 둔다면, 파안대소는 환해진 얼굴 표정에 초점을 둔다. 비슷한 말로 ‘매우 즐거운 표정으로 한바탕 웃음’을 뜻하는 ‘파안일소(破顔一笑)’가 있다.[2]

일본어에서는 ‘破顔一笑(はがんいっしょう)’를 흔히 쓰며, 《일본국어대사전》은 구니키다 돗포(国木田独歩)의 《비범한 범인(非凡なる凡人)》(1903)을 첫 용례로 든다.[3] 중국어에서는 ‘破顏’ 두 글자를 ‘웃음을 띠다’는 뜻으로 쓰지만, 破顏大笑라는 네 글자 형태는 옛 문헌에서도 드물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破 파 깨뜨리다 (굳은 표정을) 풀다, 활짝 펴다
顔 안 얼굴 얼굴, 표정
大 대 크다 크게
笑 소 웃다 웃음

특정한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며, ‘파안(破顔)’에 ‘대소(大笑)’를 붙인 묘사어이다.

‘파안’이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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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안’은 당나라 때부터 시에 쓰였다. 《일본국어대사전》은 백거이(白居易)의 시 〈천한만기인작영회(天寒晩起引酌詠懷)〉를 ‘파안’의 중국 쪽 참고 용례로 들고, 일본에서는 900년 무렵 스가와라노 미치자네(菅原道真)의 《관가문초(菅家文草)》를 첫 용례로 든다.[4] 선종에서는 석가모니가 영산회상에서 꽃을 들어 보이자 제자 가운데 가섭(迦葉)만이 “얼굴을 활짝 펴며 미소 지었다(破顏微笑)”는 염화미소 이야기가 유명하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破顏微笑’를 “사물을 깨달아 알고 웃음을 띰”으로 풀이하고 《오등회원(五燈會元)》 권1을 용례로 든다.[5]

네 글자 형태: 이규보의 〈손비서냉천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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破顔大笑라는 네 글자가 이어진 예로 확인되는 이른 것은 고려의 이규보(李奎報)가 쓴 〈손비서냉천정기(孫祕書冷泉亭記)〉이다. 비서성의 소감(芸臺亞監)을 지내던 손씨가 도성 북쪽에 새 집을 마련했는데, 대청 북쪽에 높이 몇 길이나 되는 큰 바위가 있고 그 아래에서 차가운 샘물이 흘렀다. 이규보가 그 곁의 정자 이름을 ‘냉천(冷泉)’이라 짓자, 한 손님이 “이 정자가 경치를 자랑하는 것은 저 바위 덕분인데 한 국자밖에 안 되는 작은 샘으로 이름을 짓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고 했다. 이규보는 이렇게 답했다.

予曰。巖雖奇。餉人之利小矣。泉雖淺。能以氷漿乳液潤人周矣。予今與若點荈而飮。漉酒而酌。亦莫非泉之施也。可忍負乎。客破顔大笑。

[6]

“바위는 기이하지만 사람에게 베푸는 이로움이 적다. 샘은 얕지만 얼음 같은 물과 젖 같은 물로 사람을 두루 적셔 준다. 지금 내가 그대와 차를 달여 마시고 술을 걸러 따르는 것도 모두 샘이 베푼 것이니, 어찌 그 은혜를 저버리겠는가.” 그러자 손님이 파안대소했다. 이 글은 조선 초의 《동문선(東文選)》 권67에도 실렸다.[7]

한국고전번역원의 문집 원문에서 破顔大笑는 이 글 1건만 확인되며,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도 보이지 않는다.[8][9] 중국 쪽에서도 드물어, 불전 가운데서는 명나라 우익지욱(藕益智旭)의 《영봉종론(靈峰宗論)》 권2에 “그때 오늘 깨쳤는지 못 깨쳤는지 의심하던 일을 떠올리면 파안대소를 금치 못하리라(當不勝破顏大笑矣)”라는 구절이 보이는 정도이다.[10] 오늘날 한국어에서 흔히 쓰는 말이지만, 옛 문헌에서는 드물게 쓰인 형태이다.

  • 밤샘 복구 끝에 서비스가 정상으로 돌아오자 운영팀장이 모처럼 파안대소했다.
  • 할머니는 손주의 재롱을 보고 파안대소하셨다.
  • 굳은 얼굴로 협상장에 들어섰던 두 대표는 합의문에 서명한 뒤 파안대소하며 악수했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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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안일소(破顔一笑): 매우 즐거운 표정으로 한바탕 웃음.
  • 가가대소(呵呵大笑): 소리를 내어 크게 웃음.
  • 박장대소(拍掌大笑): 손뼉을 치며 크게 웃음.
  • 포복절도(抱腹絶倒): 배를 그러안고 넘어질 정도로 몹시 웃음.
  • 염화미소(拈華微笑): 말없이 마음으로 뜻을 전함. 가섭의 ‘破顏微笑’ 이야기에서 나왔다.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파안대소”,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8C%8C%EC%95%88%EB%8C%80%EC%86%8C, 확인날짜=2026-09-28.
  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파안일소”,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8C%8C%EC%95%88%EC%9D%BC%EC%86%8C, 확인날짜=2026-09-28.
  3.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破顔一笑”,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7%A0%B4%E9%A1%94%E4%B8%80%E7%AC%91, 확인날짜=2026-09-28.
  4.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破顔”,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7%A0%B4%E9%A1%94, 확인날짜=2026-09-28.
  5.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破顏微笑”,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28161, 확인날짜=2026-09-28.
  6. ↑ 이규보(李奎報), 〈손비서냉천정기(孫祕書冷泉亭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권24,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004A_0260_010_0060, 확인날짜=2026-09-28.
  7. ↑ 서거정(徐居正) 등 편, 《동문선(東文選)》 권67.
  8.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고전원문(문집) 검색 “破顔大笑”·“破顏大笑”,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28.
  9.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破顔大笑”,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09-28.
  10. ↑ 지욱(智旭), 《영봉우익대사종론(靈峰蕅益大師宗論)》 권2, 가흥장(嘉興藏) JB348. CBETA 전자불전, https://cbetaonline.dila.edu.tw/, 확인날짜=2026-09-28.